외환은행장 연봉은...'미스터리'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12.10 07:30

기본급·성과급·활동수당에 스톡옵션 포함하면, 美 투자은행 안부럽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이 은행장 연봉을 비밀에 붙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장들의 연봉과 업무추진비 등이 대부분 외부에 공개되는 상황에서 외환업무에 특화돼 공익적 성격이 강한 외환은행의 은행장 연봉이 일절 알려지지 않은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장들의 연봉은 외부에 모두 공개된 반면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확정한 외환은행 은행장 연봉은 베일에 가려있다.

지난 10월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국내 주요은행장과 금융지주회사 회장 연봉 자료에 따르면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받은 연봉(기본급과 성과급, 업무추진비 포함)은 20억9900만원,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연봉은 각각 4억7300만원과 4억96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연봉도 10억원에 조금 못 미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클레인 외환은행장의 연봉은 기본급 수준만 공개되는 공시내역 외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시내용에 따르면 레리클레인 행장과 리처드 웨커 이사회 의장, 장명기 수석부행장이 올해 1~9월까지 각각 받은 기본급을 모두 합한 액수는 약 15억원이었다. 개개인에게 지급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올 연말까지 이들이 받게되는 기본급은 2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같은 기본급과 달리 금융권에서는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천문학적 연봉을 지급하는 해외 금융기관의 보상체계에 따라 클레인 행장에서 상당 규모의 성과급 및 부수비용을 지급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외환은행 내부관계자는 "클레인 행장의 연봉은 은행장을 제외한 외환은행 임원들의 연봉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라며 "이 때문에 은행 내부에선 은행장에게 과다한 연봉이 지급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외환은행의 이같은 비밀주의로 금융감독당국과 정치권에서도 외환은행 행장에 대한 임금지급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환은행장 연봉은 당국에서도 정확히 파악이 안되고 있다"며 "급여 수준을 놓고 제도적으로 제약을 가할 순 없고, 성과급 지급할 때 장기성과에 연동해 지급하도록 하는 모범규준안을 권고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내 주요은행 은행장들의 연봉을 공개한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도 "(행장 연봉 조사 당시) 외환은행은 행장 연봉이 대외비라며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클레인 행장의 연봉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한 부행장은 "클레인 행장 연봉은 행내에서 아무도 모른다"면서 "외국계 금융기관의 경우 연봉 지급체계가 국내와 다르고 방식도 다양해 이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클레인 행장은 2009년 3월 스톡옵션 90만주를 부여받았으며, 이중 6만주는 같은 해 5월 반납했다. 행사가격은 7300원이며, 10일 외환은행 종가는 1만11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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