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저축銀 M&A 내년 2월까지 잠시 대기"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0.12.08 09:25

'부실규모 드러나는 것 기다리는 게 낫다' 판단

오래 전부터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실사까지 했던 금융사들이 '잠시 대기' 팻말을 내놓고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 뜸이 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적정 시기는 저축은행들의 상반기(6~12월) 결산이 나오는 내년 2월쯤으로 추정된다. 터무니없는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저축은행의 부실 정도가 확연히 드러나며 매물이 쏟아지는 시기에 M&A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공적자금이 투입돼 금융감독원과 경영개선협정(MOU)을 체결한 저축은행들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내년 2월 중순 이후 매물로 나오는 저축은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만큼 거품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부실 저축은행들의 '거품' 심각하다"=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A캐피탈사 대표는 “과거에 이미 실사를 했을 정도로 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지금은 인수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산규모가 200억원에 불과한 저축은행이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1000억원을 요구했다"며 "800억원의 프리미엄을 요구한 셈인데 저축은행들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삼화저축은행 인수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실사를 통해 인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실질적으로 투입해야할 금액이 예상 인수금액 700억~8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판단한 탓이다.

앞서 대부업계 자산 순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도 충북의 서일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까지 마쳤지만 가격 문제로 인수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키로 합의하고 지난달 8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변경승인을 신청,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아프로파이낸셜 역시 여전히 가격 조율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대부업체 B사 대표는 “요즘 M&A 부띠끄들이 저축은행 매물 리스트를 들고 수시로 찾아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작 우리가 살 수 있는 규모를 가지고 오지는 않는다”며 “내년 상반기가 되면 적정한 매물들이 쏟아질텐데 그때 골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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