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권업계, 랩어카운트 전면전 예고

더벨 김영수 기자 | 2010.12.07 07:18

7년만에 35배 성장...증권사들 해외자문형랩 출시 등 진검승부 예고

더벨|이 기사는 12월06일(07: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랩어카운트 시장이 7년 만에 35조원 시장으로 급팽창했다. 금융위기를 겪은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환매한 후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문형 랩 등 랩어카운트상품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 중에서 랩어카운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해외 자문형 랩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 랩어카운트 잔고 35조...7년만에 35배 성장

3일 더벨이 증권사별 랩어카운트 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달 12일 현재 12개 증권사의총 운용잔고는 올 1월말대비 42% 급증한 34조896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말 1조원도 안됐던 랩어카운트 잔고는 7년 만에 35배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증권사별 랩어카운트 잔고는 대우증권이 13조291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증권 6조798억 원, 우리투자증권 3조3298억 원, 신한금융투자 2조6404억 원, 삼성증권 2조5072억 원, 미래에셋증권 2조3803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랩 운용형태별로 보면 대우증권의 경우 맞춤형, 채권(혼합)형 등 주로 법인용 랩어카운트 잔액 점유율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주식운용형이 1조2681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펀드운용형은 하나대투증권(9185억 원), 지점운용형은 미래에셋증권(1조1282억 원), 자문자운용형은 삼성증권(1조2885억 원) 등이 각 운용상품 내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올해 증시가 오르면서 투자자금이 집중됐던 자문형 랩의 총 잔고는 3조419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증권의 점유율은 38%로, 12개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투자증권(4304억 원), 미래에셋증권(4203억 원), 한국투자증권(3912억 원), 하나대투증권(3106억 원), 대우증권(2407억 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 이보경 포트폴리오운용팀장은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려 자산관리의 어려움을 실감한 투자자금들이 랩 시장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랩 어카운트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기온창 랩 운용부장도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00조 원인데 비해 자문형 랩을 포함한 주식형 랩은 아직 5조 원에 머물고 있다"며 "주식형펀드와 차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자문형 랩으로의 자금 이전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들 인원확충·해외 자문형 랩 출시 등 진검 승부


랩어카운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증권사들도 바빠졌다. 랩 운용부서의 인원을 확충하고 신상품 출시를 계기로 자금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해외 자문형 랩, PB형 랩 등으로 진검 승부를 겨룰 방침이다.

1억 원 이상 고객이 7만6000명(6월 말 기준)이며 이중 30억 원 이상 거액자산가가 1100명인 삼성증권은 내년에도 자문형 랩을 중심으로 랩어카운트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증권의 올 9월 말 현재 랩 운용수수료 수익은 338억 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브레인투자자문, 케이원투자자문 등 자문형 랩에서 발생한 수익이다.

이보경 포트폴리오운용팀장은 "랩어카운트에 자금을 맡긴 고객은 현재 9000명 정도로, 아직 잠재고객이 많다고 판단된다"며 "내년에는 해외자문형 랩뿐만 아니라 PB형 랩의 판매확대에 주력해 전체적으로 1조원 정도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PB형 랩은 PB의 주도하에 종목이나 펀드를 골라서 고객의 니즈에 따라 운용해 주는 랩 상품이다.

같은 기간 110억 원의 랩 운용수수료 수익을 거둔 미래에셋증권도 해외 주식형 랩을 계획하고 있다. 배준영 랩 운용팀장은 "해외 주식형 랩의 경우 국내 주식투자보다 더욱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경쟁적 상품 출시보다는 충분한 인력, 시스템 등을 꼼꼼히 준비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랩어카운트 플랫폼(Wrap of Wrap)을 선보인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초 하나의 계좌에서 복수의 내·외부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자문을 받아 주식을 운용하는 멀티 매니저 랩(Multi Manager Wrap)을 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으로도 절대수익 추구형 운용전략을 가미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 시스템 트레이딩 기법을 활용한 상품, 지역별 분산 투자를 추구하는 상품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매니저 랩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호영 랩 운용부장은 " 국내와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해 홍콩 H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중국주식 자문형 랩도 곧 나온다"며 "특히 다양한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한 상품개발을 통해 효율적인 해외 직접투자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현재 해외 자문형으로 운용하고 있는 니하오 차이나(홍콩) 이외에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자문형 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직접 투자형(주로 ETF 대상)도 현재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커머더티 ETF랩과 함께 국가별·특정 섹터별 ETF랩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해외 지역이나 유망 섹터에 투자하는 글로벌 랩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대투증권도 내년에 목표전환형 랩, 스팟형 랩(일시적인 주가 하락 시 이벤트성 상품으로 설정해 목표 수익달성 시 자동 상환), 멀티매니저 랩 및 해외주식자문형 랩 등의 상품을 쏟아낼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신개념적립식 랩, 가치투자 랩, ELS 랩 등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 신긍호 고객자산운용부장은 "내년에는 랩 상품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증권사별로 차별화된 상품 및 운용 계획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나타나는 경쟁심화 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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