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북한 보다 월등한 자주 국방력을

머니투데이 정동학 STX엔진 사장 | 2010.12.03 09:04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가 31조9941억원 규모 내년 국방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당초 정부안보다 7146억원이 증액된 규모이며 합참?방위사업청이 요청한 서해5도 긴급전력보강 예산이 대부분 반영된 수치다.

국방예산 증액에 대해 ‘주먹구구식 배치’라느니 ‘땜질 증액’이라느니 하는 논란도 적지 않지만 어느 때보다 안보의식 확대와 실질적인 군사력 강화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지금 국방예산을 신속하게 늘린 것이 적절한 결정이었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국방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국가급 전투전력인 항공모함이 며칠 전 우리 서해바다에 등장했다.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조지워싱턴호는 핵추진엔진을 사용하고 80여대의 항공기와 수백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하며 작전반경이 1000km 이상인 전략무기의 요체다.

승무원수가 6000명 이상인 이 항공모함은 건조비만 5조원에 달하고 연간운영비용도 3000억원에 달한다. 국방예산 중 해군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현실 속에 “항모 한 척 운용하려면 연간 해군예산을 다 써야 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군 관계자의 이야기는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동북아의 균형적인 견제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각 군(軍)이 현대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해온 것은 이미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제한된 여건 속에서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은 ‘전 국민의 안보의식 확대’가 필요하다.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가 “군이 행정조직처럼 변했다”고 표현할 만큼 군대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안보의식의 부재가 느껴진다. 철통같은 안보가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내는 경제성장은 모랫바닥에 짓는 초고층복합빌딩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국가와 국민 주권의 안전은 어느 순간에나 0순위로 지켜야 할 가치다.

둘째는 ‘방위산업 강화를 통한 자주 국방력 확대’다. 이미 수년째 세계를 상대로 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은 방사포 하나도 동굴 속에 배치할 만큼 오랜 기간 군의 지하요새화 작업을 실시해 왔으며 이번 연평도 도발에서 확인된 것처럼 비례대응으로는 실제적인 타격을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래식 무기라 할지라도 연평도에 K-9자주포가 6문이었던 것에 반해 서해5도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무기가 1000여문에 달한다는 정보는 충격에 가까웠다.


우리에겐 ‘북한보다 월등한 자주 국방력’이 필요하다. 비단 북한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동북아 안정의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하며 그것도 우리 힘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미 일부 분야는 첨단무기를 자체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STX엔진 역시 육군의 각종 탱크 및 자주포, 구축함 등 해군함정용 엔진, 레이더 및 각종 전자 장비를 30년 이상 생산 공급하며 방위사업에 일익을 담당하고, 수출 확대에도 기여해 왔다.

하지만 아직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에 국내기업은 5개 수준에 불과하고 올해 방산 수출규모가 11~13억달러 수준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10월 정부는 ‘국방 선진화를 위한 산업 발전 전략과 일자리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2020년 방산 분야 수출을 40억달러 규모로 확대하고 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100대 방산업체에 드는 한국기업 10개가 나오도록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이 누가 되더라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확실히 응징하고 무찌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오늘은 북한이 무자비한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지 열흘째 되는 날이다. 2002년 제2연평해전, 올해 3월 천안함 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까지 북한은 21세기에 들어서도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해왔으며 이로 인해 숨진 우리의 장병과 민간인 수가 56명이다. '죽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잊혀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거자일소(去者日疏)가 이들에게도 적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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