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비자금 세탁' 정황 포착…수사 확대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김훈남 기자 | 2010.12.01 16:34

차명계좌 자금 추적 과정서 수상한 거래 확인‥K갤러리 이모 대표 소환 조사

한화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화그룹과 국내 굴지의 갤러리 간에 수상한 돈거래가 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검찰은 한화그룹 측이 거액의 비자금을 미술품 거래를 통해 세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지난달 30일 K갤러리 이모(61·여)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K갤러리는 현대갤러리, 가나갤러리 등과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화랑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한화그룹 측과 미술품을 거래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에 소환된 이 대표는 지난 2007∼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당시 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 구입을 대행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별검사팀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결론 났었다.

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연루된 그림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 때 한 전 청장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 대가로 건넨 것으로 알려진 '학동마을(최욱경 화백 작품)'의 출처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으나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림의 실소유주가 S갤러리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단락된 바 있다.

K갤러리 측은 "이 대표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화그룹의 비자금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한화그룹 측이 비자금 관리용으로 이용한 차명계좌 50여개에 대한 계좌추적 작업 등을 벌여 거액의 뭉칫돈이 수시로 오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와 문화재단인 한화갤러리가 그룹의 또 다른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호텔&리조트는 63빌딩의 '63스카이아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한화호텔&리조트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63스카이아트미술관장을 겸직하고 있는 홍원기 한화호텔&리조트 대표를 수차례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처럼 검찰이 한화그룹의 비자금 세탁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비자금의 실체를 파악하고 자금 세탁 과정과 용처 부분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빠짐없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한화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전격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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