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기 위해 친구 따라 아크로바틱학원 간 '몸치'

안혜란 대학생기자 | 2010.12.02 14:38

[머니위크]기자체험/아크로바틱

"어머, 너 살 장난 아니게 빠졌다, 어떻게 뺐어?"
"나 요즘 아크로바틱해."
"그래? 그럼 나도 한번?"

발단은 이러했다. 같은 과 친구가 몰라보게 날씬해져서 모습을 드러낸 날, 아크로바틱의 놀라운 운동효과에 혹해 얼른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아크로바틱.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단어지만 생소하다. 최근 2PM 등 아이돌가수들이 무대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더 유명해진 아크로바틱은 체조용어로, 곡예적인 묘기를 포함한 동작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댄스가수들이 하는 백덤블링 같이 아슬아슬한 동작들이 아크로바틱이라는 소리에 저절로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졌다. 하지만 공중을 날아다니는 그런 운동은 내 취향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하면서도, 단기간에 살이 쏙 빠진 친구의 날씬한 뒤태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동안 비축해두어서(?) 포동포동 올라온 살들을 빼야겠다고 다짐하던 차였다. 그래서 결심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친구 따라 아크로바틱학원에 가보기로.



뼈 부러지는 소리에 얼굴 '화끈'

신촌역 근처에 위치한 아크로바틱학원에 들어서면서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잘 할 수 있을까, 사람들 앞에서 이상한 포즈로 넘어지면 어떡하지,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등 머릿속은 온갖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쭈뼛쭈뼛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대표와 강사, 수강생들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학원은 헬스클럽같이 개인적이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동네 도장처럼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수강생들도 대부분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또래들이어서 다들 친한 것 같았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일찍 도착한 수강생들이 벌써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두줄로 나란히 선 수강생들은 강사의 구령에 맞춰 제자리 뛰기, 체육관 뛰며 돌기,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요가 자세 비슷한 민망한 자세로 스트레칭을 하자니 괜히 쑥스러운 느낌이 앞섰다. 그리고 내가 하는 동작만 이상한 것이 아닐까 싶어 슬쩍슬쩍 앞사람을 곁눈질하게 되었다. 하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강사가 수강생 한명 한명에게 자세를 잡아주어 민망함과 어색함을 금세 떨쳐버릴 수 있었다.

숨쉬기 운동 외에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간단한 스트레칭에도 땀이 나기 시작했다. 배를 바닥에 대고 누워서 몸을 바닥에 밀착시키는 동작에서는 온몸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다른 수강생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취하는 자세들인데, 내가 할 때는 어찌나 두두둑하고 뼈 부러지는 소리가 크게 나는지 창피한 마음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오죽하면 강사가 내 뼈 소리에 놀라서 감탄사(?)를 연발했겠는가. 하지만 계속 하다 보니 은근히 뼈 마디마디가 시원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아! 몸아, 어쩌다 이지경이 됐니

스트레칭을 마치고 나서는 두명씩 앞구르기, 뒤구르기, 두손 짚고 옆돌기, 한손 짚고 옆돌기를 했다. 중학교 체육시간 때 여학생들 중에서는 한 앞구르기 했던지라, 이것만큼은 자신 있지 하고 과감히 앞구르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연속으로 두번 앞구르기를 하고 나자 하늘이 빙빙 돌아 게걸음을 하면서 자리로 돌아왔다. 넘치던 자신감은 어디론가 쏙 들어가 버리고, 더 이상 날렵하던 중학생 시절 몸이 아님을 무참히 깨달아야 했다. 옆돌기를 할 때는 엉거주춤 자세로 도전했다가 '시도는 참 좋았다'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었다.


옆돌기까지 모두 마치고, 수강생들은 두팀으로 나누어서 물구나무서기와 백점프를 연습하였다. 둘 다 생전 처음 해보는 동작이라 두려움이 앞섰다. 아니나 다를까, 매트에 몸을 의지하고 물구나무서기를 시도했는데도 팔 힘이 부족해 머리를 계속 매트바닥에 찧어야 했다. 강사와 다른 수강생들의 말에 의하면 팔 근육이 없는 초보자는 물구나무서기가 될 때까지 2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무리한 시도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물구나무서기는 보류하기로 하였다. 백점프의 경우에도 뒤에 매트리스를 몇겹으로 깔아놓고 안전하게 연습하는 것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등 뒤로 온 몸을 내던져 넘어지는 것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무서워서 포기하고 말았다.

후들후들, 그러나 기분 좋은 몸살

계속된 실패와 포기에 풀이 죽었다. 어린 수강생들도 용기 있게 시도하는 동작들을 제대로 못해냈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처음엔 그럴 수 있다, 연습하면 금방 할 수 있다는 격려 섞인 말을 건네는 사람들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그렇다. 어려운 동작을 서서히 익혀나가는 것, 그리고 그 동작과 내 몸이 마치 하나가 된 듯이 완벽하게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짜릿함, 그것이 아크로바틱을 하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백점프나 고난이도 옆돌기 동작을 넘어지길 수차례 반복하며 연습하다가, 결국 성공해 내는 수강생들의 얼굴에서는 소리 없는 환희가 느껴졌다.

아크로바틱학원을 다녀온 다음 날, 후들후들 거리는 팔다리와 삭신이 쑤시는 몸 때문에 고생은 조금 하였지만 색다른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만큼은 아크로바틱 전문가처럼 하늘을 훨훨 날고 있었다.




김진태 JT아크로바틱스쿨 대표
"몸매관리, 유연성, 민첩성 향상에 탁월"


JT아크로바틱스쿨 김진태 대표는 전 기계체조선수 출신으로,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 예술 분야에서 아크로바틱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아 2007년 아크로바틱 전문 교육 기관을 창설했다. 그는 현재 뮤지컬 <점프> 배우이자 체조 담당 트레이너, 대한 마샬아츠협회 교육위원장, 예원예술대학교 외래교수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는 아크로바틱 전문가다.

현재 JT아크로바틱스쿨에서 아크로바틱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70% 이상이 연극이나 뮤지컬 지망생 또는 현역 연기자들이다. 이들은 공연 무대에서 자신만이 발휘할 수 있는 개인 특기동작을 만들고자 아크로바틱을 배우고 있다. 공연 예술 분야 종사자 외에도 사물놀이, 비보잉, 스포츠댄스, 치어리더, 대학 입시, 체육 임용실기,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강하고 있다. 최근 복싱 등 격한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가 화제가 되면서 몸매관리와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여성 수강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진태 대표는 아크로바틱의 운동효과에 대해서, 자신의 몸으로 동작을 익히는 운동이라 전신 신경 지배력 즉 교치성, 평형성, 민첩성을 길러 준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한단계 한단계 운동 능력을 높여감에 따라 느끼는 성취감이 다른 운동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그리고 김 대표는 '동작이 어렵고 위험성이 많이 따르는 만큼, 전문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마지막으로 아크로바틱은 신체에 대한 자신감이나 생활의 활력소를 불러 일으켜,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며 나아가 행복한 삶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젊은 생각 건강한 경제, 대학생을 위한 경제신문 <대학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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