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자증권, 이름 때문에 두 번 곤욕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11.30 11:04

알고보면 2년 연속 흑자 신설사

토러스투자증권이 이름 때문에 두 번이나 곤욕을 치렀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 다음날 토러스투자증권의 고객계좌에서 1000억원 가량이 무더기로 인출됐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옵션만기일날 풋옵션 매수로 30억원 가량의 수익을 거뒀는데 의외의 결과였다.

문제는 토러스투자자문 때문이었다.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옵션만기일 최대 피해 운용사로 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더불어 토러스투자자문이 거론되면서 같은 '토러스'이름이 붙은 토러스투자증권에 불똥이 튄 것이었다.

'토러스'라는 이름은 '황소자리(Taurus)' 별자리를 본뜬 상호명이다. 황소가 증시에서 '강세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채택된 이름이다.
▲'황소자리'를 의미하는 토러스투자증권 CI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2008년 5월 증권사를 신설할 당시 금융기관 중 같은 이름이 있는지 검색해봤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토러스투자자문은 2001년 설립돼 토러스투자증권보다 역사가 더 오래됐지만,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일임형으로 운용된 탓에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같은 '토러스'이름이 붙은 채로 운영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불편을 겪지 않았다는 게 토러스투자증권의 얘기다. 그런데 지난 옵션만기일에 토러스투자자문이 피해사로 거론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고객들이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다보니 엉뚱하게 토러스투자증권의 자금이 인출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손복조 대표가 고객들에게 편지를 써서 "우리는 토러스투자자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일일이 해명을 한 이후에야 빠져나간 고객들의 자금을 다시 유치시킬 수 있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이름'에 얽힌 해프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토러스투자증권이 지난 2008년 증권사를 설립하고 난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는데, 코스닥 기업인 토비스가 키코(KIKO,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한 환헤지 파생상품) 계약 손실기업 중 하나로 거론됐다.

그런데 토비스와 토러스의 단어 두 음절이 같다보니 와전돼 난데없이 그 불똥이 토러스투자증권으로 떨어졌다.

손 대표는 "당시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키코 계약 손실로 회사 문 닫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대우나 삼성, 대신, 교보 등 한글로 된 증권사 이름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토러스'라는 영문 이름이 일반인에게 낯설다보니 나타난 해프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해프닝과 달리 토러스투자증권은 신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흑자로 전환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신설 3년째를 맞고 있지만, 이듬해인 2009년부터 흑자를 냈다. 올해도 흑자달성이 가능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손 대표는 "2년 연속 흑자로 상장요건이 어느 정도 충족된 만큼 내년에는 상장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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