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독배 마셔…이래선 미래 없다” 中, 북한에 경고음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제공  | 2010.11.27 18:39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이 가세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28일로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5일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서해 훈련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짤막하게 논평했다. 아직까지 노골적으로 반발하진 않았다. 미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훈련 계획을 통보한 뒤 나온 반응이다.

 천안함 사건 발발(3월 26일) 후 조지 워싱턴함의 서해 진입 논란이 거셌던 8월과는 다른 신중한 모습이다. 다만 중국 언론들은 미 항모의 훈련을 앞두고 격한 표현으로 노골적 불만과 반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북한에 대해 “계속 이렇게 해선 미래가 없다는 것을 북한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했다.

 ◆중 언론, 미 항모에 반감=미 항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정책 결정을 해온 추세를 감안하면 워싱턴함이 서해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반발 수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친북 성향 보도가 이어졌다. 25일자 1면 머리기사는 ‘미국과 한국이 바다에서 전쟁 게임을 하려고 한다’는 제목을 달고 “(한·미의) 전쟁 게임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도 같은 날 “미 항모가 북한을 겨냥한 훈련을 한다지만 (서해가) 베이징 인근의 해역이기 때문에 미 항모가 진입하면 중국은 말로만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은 ‘한·미 동맹은 평상시 쓸모없는 원자탄’이란 제목의 이날 사설에서 한·미 동맹을 깎아내렸다. 신문은 “미군의 존재는 한국의 ‘큰 안보’를 보장해 줄지 몰라도 북한으로 인한 (연평도 공격 같은) 일상적 불안을 해결해주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원자탄과 같아서 전략적 억제력은 있지만 평소엔 사용하지 못한다. 한·미 동맹은 한국 안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전부는 아니어서 한국은 스스로의 안보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6일자는 달랐다. 환구시보는 ‘한반도 정치의 인내의 사슬이 끊어질 것인가’란 이날 사설에서 연평도 선제 공격의 주체를 북한으로 분명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남북한의 포격이 발생한 이후’란 표현을 동원하면서 북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한국은 상하(지도자와 국민을 지칭)가 고통스럽고, 중국 외교는 아주 불편하고, 미국과 일본은 분노하는데 단지 북한만이 기세등등하고(揚眉吐氣), 처한 위치가 가장 주동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보면 평양은 갈증을 풀기 위해 독배를 마시고 있고(飮?止渴), 이렇게 해선 미래가 없다는 것을 북한이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북한, 중국에 추파=연평도 공격 이후 북한 지도부는 중국과의 특수 관계를 부각하는 행보를 보이며 중국의 환심을 얻고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5일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으로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함)전쟁’에서 숨진 마오안잉(毛岸英)의 기일에 맞춰 그의 묘에 화환을 보냈다. 이 행사엔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동행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참전 기념일(10월 24일)이 아닌 마오안잉의 기일에 맞춰 화환을 보낸 것은 처음”이라며 “ 연평도 공격 이후 북·중의 특수 관계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인근의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해 “이 공장은 북·중 우호의 상징”이라고 강조하면서 “생산량을 부단히 늘려 북·중 우호협력 관계의 새로운 생명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이 2400만 달러를 지원해 건설된 이 공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 직접 찾았던 곳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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