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로 中의 대북자세 달라질 것"-WSJ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11.26 15:39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중국의 대북 자세가 재차 국제사회의 논쟁거리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논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중국 정부가 여전히 북한의 이번 포격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지만 중국의 북한 통제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번 포격과 관련,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 총리가 25일 어떤 군사적 도발 행위도 반대한다는 논평을 내놓긴 했지만 도발의 주체가 어디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때문에 원 총리 발언의 대상이 북한의 공격 행위뿐 아니라 북한이 이번 포격의 빌미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우리 군의 훈련이나 예정된 한미 군사합동훈련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는 이번에도 천안함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비난 대상은 특정하지 않은 채 모든 당사국들이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국제사회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중국 외교 당국 내부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북한의 최근 공격을 향한 분노가 차츰 격앙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공격이 중국의 국익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언론 역시 더이상 북한에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북한이 이번 포격을 통해 과감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포격으로도 경제적 궁핍을 해결하거나 이웃국들의 이해를 구할 수 없었다고 논평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북한이 상상하기조차 힘든 방법으로 안보 수호를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의 경제 제재는 아무 효과도 없음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이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다른 사설에선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주변 강대국들의 공분을 살 만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주변국들의 외교적 문제 해결 노력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처럼 노력이 좌절되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책임 있는 국제사회 행위자로서의 국가 위상 사이에서 중국 지도자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여한 한미 해상합동훈련에 대해 중국 정부가 비교적 온건한 내용의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묻어난다고 풀이했다.

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사태 전개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한국과 미국이 서해상에서 유사한 합동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무력시위까지 불사하며 결사반대했고 이에 결국 훈련 장소는 동해로 변경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지난 2년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노력에도 불구, 최근 북한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핵을 빌미로 한 원조를 요구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후단대의 국제관계학 전문가 션 딩리는 이와 관련,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동 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션은 특히 중국과 북한과의 동맹관계는 상호 안보 수호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공격을 받을 때 중국이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지 북한이 다른 누군가를 공격했을 때 이를 지지한다는 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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