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軍, '도발징후 포착하고도 부실대응' 시인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 2010.11.26 14:13

(상보)

군 당국이 연평 도발 사건 당일 북한군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도 판단착오로 충분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군이 개머리 기지에 대량살상용 방사포를 전진 배치했다는 사실을 포격 당일 인지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6일 "방사포가 (개머리 진지 부근에)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적응 도발 징후와 관련해서는 예상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당일 오전 9시부터 대포병 레이더(AN/TPQ-37)를 본격 가동하고 긴급조치조를 대기시켰다. 군사대비태세도 강화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정작 북한군이 실제로 방사포를 동원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방사포를 동원해서 연평도 전 지역에 집중 사격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해 사건 당일 군 당국의 판단 착오가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날 북측은 이미 오전 8시20분에 "북측 영해에 대한 포 사격이 이뤄질 경우 즉각적인 물리적 조치를 하겠다"며 우리 측에 통지문을 발송했고 북한군 MIG-23 전투기 5대도 초계비행 후 황주비행장으로 이동해 대기 중이었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북한군의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도 도발에 대비하기보다는 예정된 사격훈련을 치르는데 병력을 집중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또 "K-9 자주포 총 6문 중 사격훈련을 실시한 4문을 제외하고 2문을 적쪽으로 대비하도록 했다"며 "대비태세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사격 훈련 전 면사무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경고방송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당일 면사무소는 부대 요청에 따라 오전 10시쯤 "오후 1시부터 군부대 사격이 있을 예정이니 양지하시기 바란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놀라지 마시라"고 방송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라는 내용이 아니라 우리 군 사격훈련을 안내하는 내용이다.

면사무소가 북한군의 도발을 처음 언급한 것은 실제 포격이 시작된 지 3분 만인 오후 2시37분이었다. 면사무소는 당시 "여러분, 실제 상황이다. 가까운 대피소 19곳으로 신속히 이동하기 바란다"고 포격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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