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추진 골프존, '1주=100만원' 주가 합당한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11.26 14:46
국내에 스크린 골프 문화를 일으킨 골프존이 지난 25일 한국거래소 상장심사위원회에서 '속개'결정을 받았다. 사실상 상장이 승인됐다는 의미로, 골프존은 후속절차를 밟아 내년 초 코스닥 시장에 발을 딛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은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1조원을 기록, 시총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는 9만원 전후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프리스닥 등 장외시장에서는 10만~11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골프존의 주가에 이미 버블이 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적에 비해 예정 공모가나 장외주 모두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골프존의 액면가는 500원.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1주당 100만원짜리 주식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전자포스코는 액면가 5000원으로 주가는 각각 83만원, 45만원이다.

코스닥 선배 기업들(액면가 500원)과 비교해도 골프존의 주가는 비싼 편이다. 상대적으로 외형과 내실이 떨어지면서도 주가는 2~3배 가량 높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은 올 3분기까지 1292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44억원, 780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65.3%, 60.4%에 달했다. 그러나 주가는 3만400원에 불과하다.

서울반도체도 LED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총 2위까지 올라왔으나 골프존과 비교하면 저렴한 주식이다. 서울반도체는 올해 5만8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현재는 3만8000원 전후로 내린 상태다.

서울반도체가 3분기까지 기록한 매출액은 6167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852억원, 786억원으로 골프존과 비교할 수 없다.


제조업체보다 PER(주가수익배율)이 높은 인터넷, 게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시가총액 1조원대인 다음은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 2445억원에 영업이익 702억원, 순이익 918억원을 달성했다. 다음의 현재 주가는 7만원대 후반.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올 3분기까지 3058억원 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582억원을 올렸으나 주가는 4만8000원 전후다.

이와 비교할 때 골프존은 실적이 뒤쳐지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1330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 521억원, 당기순이익 5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리고 700억~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나, 높은 주가를 뒷받침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증권사 연구원은 "골프존이 높은 외형성장률과 탄탄한 현금창출능력을 보유한 기업임에는 틀림없다"며 "그러나 장외시장 시세와 공모가 희망밴드 등을 보면 다소 무리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중적인 인지도와 개인투자자 선호도를 보면 공모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새내기 기업들을 전례를 답습할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펀더멘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상장 후 부풀려진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삼성생명 상장처럼 '소문난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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