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이 23일 오후 2시 15분부터 3시 36분까지 연평면사무소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CCTV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1시간 21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주민들이 한가로이 마을을 걸어 다니는 평온한 모습으로 시작한다. 우리 군이 포 사격이 시작된 시간으로 지목한 오후 2시 34분 직후 면사무소 앞에서 주민 5~6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모여 있던 주민들은 이야기를 나누다 면사무소 뒤쪽에 포탄이 떨어지자 이중 3명이 급히 밖으로 대피한다.
이들이 달리는 뒤편으로 면사무소 차고에 포탄이 또 떨어지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다. 면사무소에 있던 직원 20여명이 밖으로 뛰쳐 나와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대부분 입을 막거나 자세를 낮춰 뛰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린 일부 주민은 면사무소 담을 뛰어 넘기도 한다.
면사무소 오른쪽에 있는 산자락 주변에는 포탄이 떨어져 시커먼 연기 기둥 2개가 하늘을 뒤덮는다. 이곳은 연평발전소와 군부대 연료창고가 있는 곳이다. 사고 발생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20분이 되자 마을 한가운데 포탄이 떨어져 하늘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염이 거세진다. 이들이 향한 면사무소 왼쪽에는 대피소가 마련된 연평초등학교가 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주민들은 안전치 않다고 생각했다. 뒤이어 연평도에서는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
북이 쏜 폭탄이 민간인 주택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하자 겁에 질린 주민들은 황급히 인천으로 나오는 배를 타려 했다. 주민들이 계속 몰려들자 이미 출항했던 코리아익스프레스호는 연평도로 회항해 이들을 다시 태웠다. 주민들은 "사람들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그래서 다시 배를 돌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격 당시 바닷가에서 일을 하던 박금옥(76)할머니는 “돈도 못 들고 작업복을 입은 채 배를 탔다”며, “포탄이 떨어지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줄 알고 무서워 죽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룸 김정록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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