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證, 와이즈에셋 인수 사실상 힘들듯

머니투데이 임상연, 권화순 기자 | 2010.11.23 11:32

합작사 UBS 옵션조항 들며 난색 표명...그룹내 "실익없다" 지적많아 무산 가능성

하나대투증권의 와이즈에셋자산운용 인수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 부문 합작파트너인 UBS가 하나UBS자산운용(옛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인수 당시 맺은 옵션계약을 들며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나UBS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UBS가 하나대투증권의 와이즈에셋자산운용 인수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7년 하나금융이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51%를 UBS에 매각할 당시 양사는 펀드 순자산 및 지분유지, 릴레이션십 등과 관련된 옵션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하나금융이 하나UBS자산운용과 별도로 운용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UBS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하나대투증권이 와이즈에셋운용을 인수하는 것은 사실상 새로운 운용업 진출로 보고 반대의사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그룹 고위관계자는 "와이즈에셋운용 인수보도이후 아시아지역 본부인 UBS홍콩에서 난색을 표하며 직접 항의성 방문의사까지 밝혔다"며 "지분매각 당시 옵션조항에 따라 새로운 운용사 설립 등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이번 와이즈에셋운용 인수가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와이즈에셋운용은 이번 대규모 옵션손실로 대외 신인도가 땅에 떨어진데다 자금이탈로 운용자산도 1/4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일 현재 와이즈에셋운용의 펀드설정액은 6427억원으로 불과 9일만에 1조7598억원이 감소했다.

또 인수 후 운용업 라이선스 매각을 통한 자금회수 방안 역시 운용사 난립으로 기대만큼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운용사 난립으로 라이선스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5조원 안팎에 달하는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그룹 계열사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서 또 다른 비용발생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UBS는 물론 그룹 내부에서도 반대여론이 커지자 하나대투증권도 와이즈에셋운용 인수보다는 손실액 회수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대투증권 고위관계자는 와이즈에셋운용 인수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구상권 청구 등 법적조치로 손실액을 회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즈에셋운용은 지난 11일 옵션만기일에 899억원의 손실을 냈고, 손실금 가운데 증거금(140억원)을 제외한 760억원을 옵션 계좌를 열어 준 하나대투증권이 대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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