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KBS 배불리기'?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0.11.22 13:53

KBS, 매년 2000억원 추가 재원 확보…시민단체 '반발' 국회 승인 '난항'

KBS가 인상된 수신료를 디지털 전환과 EBS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KBS 배불리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수신료를 1000원 인상하면서 '종합편성채널 밀어주기'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고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골격을 잡은 까닭이다.

◇수신료 인상, KBS 재정은 어떻게 되나

김인규 KBS 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수신료 인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신료가 25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르면 KBS 연평균 수입은 약 2092억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으로 2010년 5648억원의 수신료 수입은 △2011년 7607억원 △2012년 7697억원 △2013년 7786억원 △2014년 7871억원으로 불어난다.

반면 광고수입은 2010년 5930억원에서 2011년 5983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나 △2012년 5534억원 △2013년 5386억원 △2014년 5386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김 사장은 "인터넷 매체의 광고가 늘고 종편채널이 광고를 가져감에 따라 지상파 방송의 광고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S 수신료 인상으로 2011~2014년 평균 수신료수입은 7740억원으로 전체 수입 1조5962억원의 48.5%를 차지하게 된다. 2010년 수신료 비중은 39.6%였으니 수신료 인상으로 KBS는 보다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늘어난 재원 어디에 쓰나

KBS는 수신료 수입증가 2092억원과 인력축소 및 사업경비 축소 등 자구노력 등으로 마련한 634억원을 합쳐 2727억원을 디지털 전환과 난시청 해소, EBS 지원 확대에 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HD시설 구축, DTV 방송망 확장 등 디지털 전환에 1056억원을 사용한다. 난시청 해소에는 23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무료 디지털 다채널인 '코리아뷰' 구축에는 201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경인방송센터 운영 등 지역방송 강화에는 131억원을 투입하고 디지털고화질(HD) 100% 편성에 25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다. 또 현행 156억원인 EBS 지원을 368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모두 KBS가 현재 진행중이거나 추진중인 사업이다. 수신료가 인상되지 않았다고 디지털 전환이나 난시청 해소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HD 100% 편성은 2012년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2013년부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남게 된다.

EBS 지원 확대도 KBS의 의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EBS 지원은 방송법과 방송법 시행령에 규정된 사항으로 EBS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한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에는 매년 KBS 수신료의 3%를 EBS에 지원토록 돼 있다.

김 사장은 "디지털 전환이 끝나면 KBS의 경비 지출이 많이 줄어든다"며 "수신료를 낮출 수 있는 환경이 되는데 이때 수신료가 아닌 광고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일정은…시민단체 '반발'

지난 19일 KBS 이사회는 KBS 수신료를 2500원에서 3500억원으로 인상하는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국회에서 승인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수신료 인상의 목적 중 하나가 공정성을 높이는 것인데 광고를 유지하고서는 공정성을 담보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미 수신료 인상 저지에 나서고 있다.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수신료 수입이 적은 탓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밀어붙인다면 시청료 거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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