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저녁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한국과 북한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광저우 교민회 측 관계자가 전한 얘기다.
이번 대회가 중국 정부의 장난 아닌 장난으로 티켓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광저우 교민들을 비롯해 선수들의 가족들까지 암표상과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였어야 할 정도다.
남북한전으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도 티켓 구하기가 녹록치 않은 것은 당연했다. 준결승전은 교민회 측에서 어느 정도 공식 루트를 통해 티켓을 확보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암표상과 접촉은 필수 불가결. 이 경기 티켓의 공식 가격은 50위안(약 8500원)이었지만 암표 값은 그 두 배에 가까운 80위안(약 1만 3000원)이었다. 이 정도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아까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뜻밖의 도움이 있었다. 바로 북한 쪽 응원단이 50장의 티켓을 무상으로 넘겨준 것. 이날 경기장을 찾은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에 남은 티켓이었다. 부족한 티켓에 발을 동동 구르던 교민회 측에는 한 줄기 햇살이었다.
이에 대해 교민회 측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오늘은 어느 정도 티켓을 구입해 놓은 상황이었는데 북한 쪽이 도와주니 더욱 힘이 됐습니다. 그 쪽에서는 남은 티켓을 줬을 뿐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역시 한 민족이구나 싶네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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