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위기 와인바…그 자리에 막걸리집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 2010.11.28 10:44

[머니위크 커버]막걸리 대전/ 막걸리주점 창업

매년 맥주, 양주, 소주, 와인, 사케 등 주류의 유행이 바뀌어 왔다.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에 대해서는 두가지 시각이 공존한다. 유행이기 때문에 1~2년이면 시들 것이라는 시각과 4~5년 이상 지속되면서 생활 속의 술로 자리할 것이란 시각이다. 막걸리 판매량은 최근 2년새 700%나 늘었다.

지난해 초 막걸리가 뜨기 시작할 때에는 단기 유행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제는 '롱런' 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창업 시장에서도 막걸리 주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와인바나 퓨전주점이 막걸리주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막걸리주점이 뜨는 이유

막걸리주점의 인기 요인은 크게 네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값 싼 술이라는 인식을 넘어 건강에 좋은 웰빙 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제조기술도 크게 향상됐다.

둘째, 저도주 선호 추세에 부응하고 있다. 막걸리의 알콜도수는 평균 6도 이하로 맥주와 비슷하다. 이에 따라 맥주, 와인, 사케에 몰리던 20~30대 층이 자연스럽게 막걸리로 이동할 수 있었다.

셋째, 지난 2005년 막걸리주점이 반짝 인기를 끌었던 때와 달리 막걸리와 어울리는 안주류가 전문점 수준으로 향상됐다. 2005년에는 퓨전주점에 막걸리 판매만 더한 형태였지만 이번에는 전, 묵, 보쌈 메뉴 등을 전문화해 막걸리와 함께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넷째, 인테리어에서도 막걸리라는 콘셉트를 잘 살리고 있다. 1980년대 학사주점의 복고풍 이미지를 풍기는가 하면, 해학과 풍류라는 민족 고유의 흥을 살린 인테리어가 어필하고 있다.



◆ 막걸리주점 입지와 규모

7080 세대라면 허름한 평상에 둘러앉아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마시던 시원한 탁주 한잔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 막걸리 한 사발은 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피로회복제였다. 이런 향수에 막걸리주점 창업자 중에는 40~50대를 주고객층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막걸리주점의 주고객층은 저도주를 선호하는 20~30대다. 서민을 대표하는 술 막걸리가 2010년 창업시장에서는 젊은 세대의 아이콘인 것이다. 따라서 주점 입지도 20~30대 유동이 많은 역세권, 대학가, 아파트 먹자골목, 유흥가 등이 유리하다.

막걸리주점은 인기가 주춤한 와인바와 업종은 달라도 고객층이 비슷하다. 때문에 폐점 위기에 처한 와인바를 인수해 막걸리주점으로 업종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장 규모는 4인 테이블 8개를 배치할 수 있는 20평 이상이 적당하다. 2층은 오랫동안 매장에 머물려는 고객이 많아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40평 규모, 1층은 20평 규모가 적당하다.

막걸리주점은 인건비 부담이 높아 부부 또는 가족 창업 형태가 권장된다. 예를 들어 남편은 전을 부치면서 카운터를 보고, 아내는 주방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다. 매출이 하루 80만원 이상이라면 주방과 홀에 각각 1명의 인원을 더 배치할 수 있다.



◆막걸리 판매 주종과 안주 선택 시 고려사항

최근 정부에서는 우리 쌀 막걸리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매장에서 가장 판매율이 높은 것은 쌀과 밀이 섞인 막걸리다. 대중화된 막걸리에 비해 우리 쌀 막걸리는 2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프리미엄 막걸리는 3배 정도 가격이 비싸다.

막걸리는 대중적인 주류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소주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을 내는데 저항을 느낀다. 따라서 막걸리주점을 오픈할 때는 쌀과 밀이 섞인 막걸리를 50%, 쌀 막걸리를 30%, 프리미엄 막걸리를 20% 정도의 비율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막걸리 보관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프리미엄 막걸리나 쌀 막걸리는 밀폐 용기를 쓰기 때문에 1~2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반면 생막걸리는 효소가 살아 있는 대신 2~3일 내에 판매하지 못하면 재고가 남는다.

전에 대한 특징도 이해하고 창업해야 한다. 전류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경우 ▲완제품을 공급받는 경우 ▲반죽을 공급받는 경우 ▲맛을 전수받는 경우로 나뉜다. 이중 자신의 성향에 알맞은 방식으로 식자재를 공급하는 가맹본사를 선택해야 한다.

주방에 대한 부담없이 장사를 하려면 완제품을, 조리에 자신이 있고 장기적으로 내 이름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면 전수 창업을 선택한다. 반죽만 공급받는 경우 식재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맛을 비교적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막걸리전문점 창업 유의사항

막걸리전문점 창업은 두가지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기능성 막걸리전문점으로 특화하는 전략이다. 여기에선 생산자의 의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판매자의 의지만 확고하면 풀어갈 수 있다.

또 하나는 민속주점이나 특정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특정 안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점 창업이다. 이 경우 반드시 막걸리에 대한 맛 관리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정고객 중심으로 단골을 확보해 가는 장기 운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일반 주점, 식당, 일반음식점 등 어느 곳에서든 원하기만 하면 판매가 가능한 형태의 시장 유통 구조 속에서 막걸리 전문점이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막걸리보다 막걸리와 궁합을 이루는 먹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창업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최근 빈대떡이나 전을 중심으로 한 주점들이 막걸리를 중심 주류로 취급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는데, 이런 점포의 경우 고객을 막걸리로 확대하는 전략보다는 전이나 빈대떡 등과 같은 메뉴의 차별화로 고객을 유입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막걸리주점 브랜드 어떤 게 있나

퓨전생막걸리전문점 ‘종로전선생’(www.jeon114.co.kr)은 국내 청정지역인 경북 영천 산골 맑은 물로 만든 생막걸리를 내놓는다. 또한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다양한 종류의 전 요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청송얼음막걸리’는 100% 생막걸리로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누룩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어 새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1.7리터 막걸리를 5000원에 내놓고 있어 경제적이다.

여러가지 컬러를 더한 ‘과일 탁주’ 역시 이곳의 대표 주류. 포도 딸기 키위 파인애플 등을 갈아서 막걸리에 넣었다. 달콤한 맛이 가미돼 젊은 여성에게 인기있다.

메뉴는 부침개 12종류를 맛볼 수 있는 ‘모듬전’ 메뉴가 기본이다. 메밀을 갈아서 야채와 당면과 함께 부쳐낸 강원도 특산 음식 ‘메밀전병’과 전 속에 팥소를 넣어 고소하게 부쳐낸 ‘수수부꾸미’는 옛 향수를 자극한다. 이 외에 포장마차 메뉴인 홍닭, 해물계란찜, 양념꼬막 등으로 메뉴의 폭을 넓혔다.

서민형 선술집을 표방하는 만큼 매장 분위기 역시 동네 사랑방 느낌이 나도록 아늑하게 꾸몄다. 20평 기준으로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에 3900만원(점포구입비 제외) 선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풍류 선술집 ‘봉이동동’(www.ibong2.co.kr)은 1만8900원만 내면 성인 남자 4명이 식사하기 전에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전을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듬전의 가격은 한 접시에 1만5000원 선. 소스뿐 아니라 40여개의 모든 메뉴를 반 조리 상태로 가맹점에 원팩 포장해 공급해 매장에서는 재료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전은 본사에서 제공된 반죽으로 계란만 입혀 구워내면 된다.

막걸리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막걸리가 아닌 ‘봉이동동’이라는 고유 브랜드다. 충남 예산 쌀로 만든 막걸리로 신맛보다는 달콤하면서 뒷맛이 깔끔해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다. 750리터 기준 3000원이다.

막걸리 정식전문점 ‘지지미’(www.ggmie.com)는 지난 2002년 ‘피막골 지지미’라는 이름의 맛집에서 시작한 곳이다.

대표 메뉴인 막걸리정식은 도토리묵과 홍어삼합, 모듬전, 족발, 어묵탕, 막걸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지지미의 막걸리는 충주시 가금면의 양조장에서 받고, 100% 국산 농산물로 전을 부쳐 내놓는다.

전수 창업도 장점이다.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는 반죽이나 반 완성된 전류를 가맹점에 공급하지만, 본사에서 조리 교육을 완수하면 조리가 가능하다.

‘행복전’(www.happy88.co.kr)도 1960~70년대 편안한 선술집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부침개 전문점이다. 이곳의 주 메뉴는 모듬전, 해물파전, 고추전, 녹두전 등 10여 가지의 부침 요리. 본사 조리연구개발팀에서 자체 개발한 부침 요리들은 물류센터를 통해 반죽 상태로 전국 각 매장에 공급돼 가맹점주들이 간편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다. 특히 웰빙 트렌드에 맞춰 단호박전 등의 신 메뉴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부침 요리 외에도 황태해장국, 시골누룽지탕, 명태회비빔국수, 잔치국수 등 간단한 식사류와 매운쪽갈비, 문어초무침, 족발 등 안주류를 구비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다양한 메뉴 구성을 통해 점심과 저녁의 매출 비중을 각각 30%, 70% 정도로 맞춰 가맹점주의 안정적인 수익을 지원하고 있다.

선술집체인점 ‘탁배기’(www.taksabal.co.kr)는 자체양조장을 통해 매장에 막걸리를 공급하고 있다. 자체양조장에서는 탁사발막걸리, 과일막걸리는 물론 최초로 유기농 현미 생 막걸리를 출시했다.

옛 거리의 모습을 재현한 복고풍 인테리어가 술 맛을 돋운다. 최근에는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과 옛사진으로 꾸민 내부 인테리어로 와인바 느낌을 내는 신규 인테리어 컨셉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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