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닫힌 지갑, 진화를 이해하면 열 수 있다

머니위크 강인귀 기자 | 2010.11.17 16:16

<불안한 원숭이는 왜 물건을 사지 않는가>

신제품 홍보를 위해 거액을 들여 야심차게 준비한 광고. 하지만 기대만큼 매출이 늘지 않았다. 이유를 알기 위해 소비자 성향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객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번엔 소비자의 구미에 맞춰 '불황기엔 저가(低價)전략'이란 공식대로 제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경쟁회사 신상품에 또 다시 눈물을 머금고 만다.

정밀한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내놨음에도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불안한 원숭이는 왜 물건을 사지 않는가>는 이렇듯 소비자의 말과 행동이 다른 이유를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한다.

진화심리학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신체가 진화해왔듯 현대인의 복잡한 마음 역시 오랜 세월 환경에 적응해온 진화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무의식과 의식의 영역에 두루 걸쳐 있는 우리의 뇌도 환경의 변화에 반응해왔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는 의식의 영역이고, 실제 구매는 무의식에 따라 일어난다. 따라서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을 알아야 한다.

1990년대 이후 뇌 과학 분야의 새로운 실험결과들을 통해 인간은 논리적으로 사고해 사물을 판단하기보다 두려움, 분노, 혐오 등 정동(情動)을 낳는 곳의 영향을 받아서 판단한다는 의외의 사실이 알려졌다.


그런데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던 이 무의식의 영역은 1억5000만년 인류의 역사동안 큰 변화가 없다. 즉 현대인들이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최초의 인류라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리를 반쯤 접고 걷다가 완전히 펴고 걷는 것처럼 신체적으로 진화했듯 무의식의 구조 또한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 왔다.

따라서 인류 최초의 뇌에서부터 그 이후에 진행된 진화의 역사를 고찰해본다면 도대체 럭비공이 튀는 것처럼 알 수 없었던 소비자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진짜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에 딱 맞는 전략과 전술을 세워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으며, 이에 더해 뇌리에 오래도록 각인될 브랜드를 구축하는 성과도 함께 올릴 수 있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불안한 원숭이는 왜 물건을 사지 않는가/루디 가즈코 지음/박재현 옮김/마고북스 펴냄/216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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