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흥행 호조에도 민간건설사 '시큰둥'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전예진 기자 | 2010.11.19 07:12

행복청·LH "사업착수 기대"‥건설사 "땅값인하 선결돼야"

세종시 첫마을 시범단지의 일반공급 청약 호조에도 이곳에 민간택지를 공급받아놓은 건설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수정안 논란으로 '분양 타이밍'을 놓쳤다며 1년 넘게 사업을 거부해온 10개 건설사는 그동안 첫마을 시범단지 흥행 상황을 지켜본 뒤 앞으로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1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1~3순위 및 무순위) 진행된 세종시 첫 공급 아파트(퍼스트프라임) 일반청약 결과 910가구 모집에 2184명이 신청, 2.4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에 따라 특별공급 물량을 포함해 이번에 선보인 59~149㎡ 1582가구가 모두 청약 마감됐다.

지난 18일 진행된 무순위 접수에서는 입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지목된 A1블록 119㎡의 잔여물량 108가구에 363명이 몰려 모집가구수를 채웠다. 가장 큰 주택형인 A2블록 149㎡에는 8가구 모집에 총 62명이 나서 가장 높은 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중대형 분양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일단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방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임에도 선전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행복청은 건설사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1대1' 미팅 등을 하며 업무협의를 하고 사업 재개를 위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행복청 홍순연 주택건축과장은 "이번 청약 결과에 따라 민간건설사들도 움직이려는 분위기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절반 정도 업체가 건축심의와 사업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연내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업계의 요구사항 중 연체이자 탕감과 설계변경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행복청은 내다봤다. 지난 9월30일을 기준으로 사업용 택지를 분양받은 업체들의 토지납부금 연체이자는 753억원으로 매달 50억원가량 불어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건설사들의 반응은 다르다. 핵심 쟁점인 '택지비 인하'를 놓고 이견이 봉합되지 않아서다. LH가 다른 택지지구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땅값을 내리긴 원칙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을 밝혀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건설사들이 가입한 한국주택협회 한 관계자는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첫마을에 비해 3.3㎡당 200만원가량 비쌀 수밖에 없고 중대형이 많아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업에 나서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업체들에 대해 묵묵부답인 상황"이라며 "곧 겨울철이고 인·허가 행정절차도 많이 남아 있어 사실상 연내 사업에 착수하는 건설사가 나오긴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부정적인 기류 때문에 사업 재추진이 결국 올해를 넘기고 장기 지연될 경우 2012년 첫 입주에 들어갈 세종시 주택기반시설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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