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외환은행 인수협상 직접 챙긴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오상헌 기자, 정진우 기자 | 2010.11.16 10:44

(종합3보)"26일 이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모든 결정 내릴 것"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6일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 인수합병 대상을 양자택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8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에 대해선 정기적으로 검토를 해왔다"며 "26일 안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물론 모든 결정을 내리고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신보도대로) 외환은행 주식 51%에 대한 논바인딩 MOU 체결이 맞다"며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은행은 가치가 높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금융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외국계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사는 건 괜찮고 국내 은행들이 사는 건 좋지 않다고 여기는 인식에 대해선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M&A시 인수 기업이 나중에 어려워지는 승자독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잘 모르겠다"며 "M&A는 정말 쿨 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하든 중요한 것은 소비자 후생"이라며 "예금자나 소비자를 위해 선의로 경쟁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호주 ANZ은행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다만 인수자금 규모와 자금 조달에 대해선 "지금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나금융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금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이날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구속력 없는 MOU를 맺었다"며 "하나금융은 곧 실사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속력 없는 MOU란 인수·합병(M & A)을 진행하는 데 있어 첫 번째 단계로, 실사나 가격협상 등의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된다고 해도 불이익이 없는 낮은 수준의 계약을 뜻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와의 협상을 김승유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금융 LOI 접수시한인 26일 이전 인수 의사를 결정하겠다는 걸 놓고 볼 때 협상 결렬 시 우리금융 입찰 참여 여지도 남겨둔 것으로 해석했다.

하나금융(자산 200조원)이 외환은행(116조원)을 인수하게 되면 우리금융지주(332조원)와 KB금융지주(329조원)에 이어 자산 316조원대의 국내 3위권 대형 금융그룹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310조원)을 압도하는 규모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물밑에서 론스타와 협상을 진행해 외환은행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국내 금융권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 민영화 판도도 뒤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손흥민 돈 170억 날리나…'체벌 논란' 손웅정 아카데미, 문 닫을 판
  2. 2 "시청역 사고 운전자 아내, 지혈하라며 '걸레' 줘"…목격담 논란
  3. 3 G마켓, 소규모 셀러 '안전보건 무료 컨설팅' 지원
  4. 4 "네가 낙태시켰잖아" 전 여친에 허웅 "무슨 소리야"…녹취록 논란
  5. 5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 폭력"…시민단체, 손웅정 감독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