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현대그룹 붕괴이후 2000년대 초반 워크아웃을 거쳐 5년여간의 자율경영체제를 유지해오던 현대건설이 드디어 옛 주인인 현대그룹을 다시 새 주인으로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새 주인을 찾게 됨에 따라 이제 대형건설사 매물은 대우건설과 쌍용건설만이 남았다. 대우건설은 이미 산업은행의 인수가 확정돼 인수절차가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1조원 규모의 대우건설 유상증자시 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전량을 인수키로 했다.
3자 배정은 유상증자시 발행되는 새 주식 전량을 특정 기존 주주에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산은의 유통주식수는 약 3억2000만주. 유상증자 후엔 주식수가 1억주 가량 늘어난다. 기존 3억2000만주 중 39.58%와 신주 1억주를 전량 인수하면 산은의 대우건설 지분은 50~53%를 웃돌게 된다.
산은은 대우건설을 단독 인수한 뒤 셀다운(인수후 지분 매각)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당초 투자자를 모집해 대우건설 주식을 50%+1주 매입하겠다던 인수계획에서 산은 단독으로 재무적투자자(FI) 지분 39.58%만 인수하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분 38.8%를 보유하고 있는 쌍용건설의 인수합병(M&A)도 관심사다. 쌍용건설은 지난 2008년 M&A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2008년 7월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동국제강이 선정됐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동국제강은 당시 쌍용건설 주가에 50%의 프리미엄을 얹은 인수가를 제시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매각이 무산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쌍용건설은 신용등급과 등급전망(outlook)이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 수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는 해외공사는 매출원가율이 2009년말 96.4%에서 올 6월 87.5%로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2008년 쌍용건설 매각 당시 종업원지주회사(EBO) 방식을 통해 회사 경영권 인수를 시도했던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ESOP)도 최근 다시 경영권 인수에 나서고 있는 등 M&A를 위한 제반여건이 구축되고 있다. 캠코는 아직 쌍용건설 매각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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