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5일 박지향의 '슬픈 아일랜드'라는 글을 인용, 한국과 비슷한 아일랜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아일랜드 사람들과 흡사하다. 자기 민족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순결하며 뛰어나다고 믿는 맹목적 애국심, 자신들의 역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비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 그리고 실제로 강대국 곁에서 겪은 수난의 역사 등 두 나라 간에는 역사적, 정서적으로 닮은 구석이 많이 있다'
? 박지향, ‘슬픈 아일랜드’ 중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일랜드 구제금융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아일랜드의 문제를 지난 5월 그리스 사태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비관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그리스와 달리 아일랜드의 부채는 민간 부채의 성격이 짙고 최종 대부자의 역할을 해야 할 정부의 재정이 그리스에 비해 건전하다"며 "그리스가 제조업 기반이 취약했던 반면 아일랜드의 경제는 제조업 기반이 강해 유로화 약세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구조이며, 이는 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그림과 일견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는 최종 대부자(last resort) 역할을 해야 할 정부 자체가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지만, GDP 대비 정부의 순부채 규모도 그리스가 올해 기준 109%로 추정된 반면 아일랜드는 55% 정도로 그리스에 비해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간에 이룬 기적적인 성공 덕분에 아일랜드는 싱가폴, 대만, 한국, 홍콩을 지칭하는 ‘아시아 호랑이’에 빗대어 ‘켈트 호랑이’로 불렸지만 이러한 경제성장을 가져다 준 외국 자본이 오히려 2008년 이후에는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채무의 총량은 아일랜드가 그리스의 4배 정도지만, 그리스의 부채는 공공부채(public debt), 아일랜드의 부채는 민간부채(private debt)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전체 채무 중 절반 이상이 공공부채지만, 아일랜드는 공공부채가 전체 채
무의 3%에 불과하다는 것.
박 연구원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관광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그리스와는 달리 아일랜드는 IT, 화학, 의약 업종에서 세계 수위권을 달리는 국가여서 유로화 약세가 아일랜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 5월 그리스 위기와 같이 당장 시장 급락을 초래할 정도의 현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도 그리스 위기 당시의 반응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위기 당시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가 급등하여 역 일드커브가 발생하였고 차환 발행될 2~3년물 금리의 수준이 13~15% 정도까지 급등하여 발등의 급한 불만 껐지, 정부의 부채 부담 수준은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 금요일 현재 아일랜드 채권금리는 역 일드커브가 발생하지 않았고 CDS의 수준도, 금리의 수준도 그리스 위기 당시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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