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다른 아일랜드, 슬프지 않다-한국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10.11.15 07:54
'아일랜드의 위기는 정부 아닌 민간은행의 문제. 그리스처럼 슬프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15일 박지향의 '슬픈 아일랜드'라는 글을 인용, 한국과 비슷한 아일랜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아일랜드 사람들과 흡사하다. 자기 민족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순결하며 뛰어나다고 믿는 맹목적 애국심, 자신들의 역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비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 그리고 실제로 강대국 곁에서 겪은 수난의 역사 등 두 나라 간에는 역사적, 정서적으로 닮은 구석이 많이 있다'
? 박지향, ‘슬픈 아일랜드’ 중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일랜드 구제금융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아일랜드의 문제를 지난 5월 그리스 사태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비관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그리스와 달리 아일랜드의 부채는 민간 부채의 성격이 짙고 최종 대부자의 역할을 해야 할 정부의 재정이 그리스에 비해 건전하다"며 "그리스가 제조업 기반이 취약했던 반면 아일랜드의 경제는 제조업 기반이 강해 유로화 약세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구조이며, 이는 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그림과 일견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는 최종 대부자(last resort) 역할을 해야 할 정부 자체가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지만, GDP 대비 정부의 순부채 규모도 그리스가 올해 기준 109%로 추정된 반면 아일랜드는 55% 정도로 그리스에 비해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간에 이룬 기적적인 성공 덕분에 아일랜드는 싱가폴, 대만, 한국, 홍콩을 지칭하는 ‘아시아 호랑이’에 빗대어 ‘켈트 호랑이’로 불렸지만 이러한 경제성장을 가져다 준 외국 자본이 오히려 2008년 이후에는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채무의 총량은 아일랜드가 그리스의 4배 정도지만, 그리스의 부채는 공공부채(public debt), 아일랜드의 부채는 민간부채(private debt)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전체 채무 중 절반 이상이 공공부채지만, 아일랜드는 공공부채가 전체 채
무의 3%에 불과하다는 것.

박 연구원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관광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그리스와는 달리 아일랜드는 IT, 화학, 의약 업종에서 세계 수위권을 달리는 국가여서 유로화 약세가 아일랜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 5월 그리스 위기와 같이 당장 시장 급락을 초래할 정도의 현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도 그리스 위기 당시의 반응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위기 당시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가 급등하여 역 일드커브가 발생하였고 차환 발행될 2~3년물 금리의 수준이 13~15% 정도까지 급등하여 발등의 급한 불만 껐지, 정부의 부채 부담 수준은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 금요일 현재 아일랜드 채권금리는 역 일드커브가 발생하지 않았고 CDS의 수준도, 금리의 수준도 그리스 위기 당시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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