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바마와 아일랜드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0.11.14 17:22
 최근 외신을 보면 벼랑 끝에 서 있는 대상이 둘 있다. 바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일랜드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침체와 쉼표 없는 개혁 압박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결국 지난 2일 중간선거에서 패배를 맛봤다.

 더군다나 경기진작을 위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조치로 국제적 발언권은 약화됐으며 자국이 제시한 경상수지 목표제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화의에서 독일 등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았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퇴짜(AP통신)' 맞고 '빈손(MSNBC)'으로 귀국하게 됐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도출에 실패한 것을 두고 나온 '좌절(워싱턴 포스트)'이라는 표현은 뼈아프다.

미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잃고 있느냐는 월스리트저널 설문조사에 14일 현재 90.0%에 달하는 639명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해 오바마 대통령의 체면은 더욱 구겨진 꼴이 됐다.

 취임 당시 지지율이 80%를 넘어서고 1년 전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만 해도 각국 정상들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앞다퉈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것은 상반된, 말 그대로 '아 옛날이여'다.


 아일랜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 성장률이 연 8%를 기록해 '캘틱 타이거(celtic tiger)' 신화를 낳았지만 2008년과 작년 성장률은 각각 -3%, -8%로 곧두박질쳤다. 유럽연합(EU) 구제설이 퍼지면서 금융위기의 진원이라는 오명까지 갖게 됐다.

 EU가 안정기금에서 600억유로(820억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느니(아일랜드 국영라디오 RTE),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느니(AFP) 아일랜드 흔들기도 심심치 않다.

 이처럼 국제 사회에서의 흥망은 비일비재하며 순식간이다.

 세계 경제 패권을 잡기 위한 선진국들의 힘대결이 한창인 지금 G20 정상회의로 높아진 국격을 실감하고 있는 한국도 바로 여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가 브랜드를 잘 활용하면서 적절한 스탠스와 전략을 취하고 현재의 승리감에 도취되기 보다는 그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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