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감독의 전술 비판하듯, 경제정책도 따져라!

머니위크 강인귀 기자 | 2010.11.11 10:24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대한민국의 국민은 스포츠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모두가 전문가가 된다.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피겨전문가가 됐으며, 월드컵 때는 모두가 감독이 되어 전술과 선수기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 목소리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이슈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이렇게 경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을 경제학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실 자산 구제 조치의 효과나 G20의 필요성, 은행 국영화의 장단점 등 경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으려면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대다수 일반인들은 그 논거를 제시할 자신이 없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 장하준 교수는 경제도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매일 부딪히는 사건들에 대해 전문가가 아님에도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경제 또한 주요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좋은 판단을 내리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23가지의 사례를 통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실들이 잘못된 판단이거나 혹은 일부의 이익을 위해 속임수를 쓰고 있음을 밝혀낸다.

미국의 CEO들은 막대한 연봉을 받아간다. 그들의 생산성이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으며 그들의 결정에 따라 회사에 안겨줄 수 있는 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당위성을 주장한다.


정말 그럴까? 저자는 70년대에 비해 성장성도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말이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사회의 멤버를 마음대로 정하고 서로간의 암묵적인 동의를 통해 보수를 높이고, 주주우선경영이라는 명목으로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안겨주며 입막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신 책임은 지지 않는다. 책임이라고는 회사를 그만두는 것인데 그 대가로
막대한 퇴직금과 위로금을 받아가니 책임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다.

책임은 직원과 국민이 진다. 주주들에게 단기에 많은 배당금을 주기위해 저임금과 구조조정을 일삼는데 이에 직원은 대항할 힘이 없다. 또 고배당으로 유보금이 적어져서 투자여력이 없어서 회사는 장기적으로 쇠약해지고 이를 살리기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위 사례처럼 결정권자의 의사에 피해를 보는 것은 힘없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이렇게 지금껏 전문지식을 내세우며 자신들을 위한 결정을 스스럼없이 해온 사람들에 대항하여 경제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것을 주장하며 그 근거가 될 지식들을 알기 쉽게 알려준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김희정 외 옮김/부키 펴냄/368쪽/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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