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제 지형도'…5개 그룹 '따로 또 같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11.09 07:35

[글로벌인사이트]선진적자국 vs 신흥흑자국 갈등 관전포인트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공식 캐치 플레이즈는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다.

지구촌 각지를 대표하는 수뇌부가 한데 모여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해법과 재발 방지를 위해 중지를 모으자는 의미이다. 그러나 뜻은 하나라도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은 천차만별이다. 각 자 처한 경제 환경과 이에따른 셈 법이 제각각인 때문이다.

최대 이슈로 부각된 글로벌 임밸런스(무역 불균형)와 환율 문제만 해도 서로간 간극은 크다. 머니게임에서 서로 윈윈하는 ‘넌 제로섬(Non zero돥 sum)’은 유토피아적 상상속의 단어일뿐이다. 이를 통해보면 '서울 컨센서스'는 참가국간의 양보와 타협없이는 도출해낼 수 없는 힘든 산물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서울 회의에 참가하는 G20국을 각 국의 경상수지와 경제력에 따라 △선진 흑자국△신흥 흑자국△선진 적자국△신흥 적자국△대규모 원유수출국 등 크게 다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서울회의에 임하는 각 그룹의 입장과 논쟁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선진 적자국: 미국·영국·호주·EU(독일 제외)= 회의에서 가장 할 말이 많은 국가군이다. 그동안 왜곡된 환율 구조로 자국의 무역수지, 재정 전반에 걸쳐 큰 불이익을 받았다는 불평이 가득하다.
 글로벌 리밸랜싱(재구조화)의 목소리를 고조시키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는 8월 현재 463억5000만 달러 수준이다. 특히 이 기간 대중 무역적자는 280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반적 무역 적자는 금융위기 전 660억 달러 수준에서 다소 개선됐지만 지난해 5월 이후 적자폭은 다시 증가세다.
 더욱이 국내 경기 또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무역수지와 환율 개선이 한층 시급한 상태로 판단한다. 실업률은 여전히 10%에 육박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지수는 1% 수준에 묶여있다. 주택경기 역시 여전히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IMF는 최근 미국의 올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3%로 제시했다.
 영국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무역적자 증가와 환율 문제로 고민이다. 영국의 8월 무역적자는 82억2700만 파운드로 적자폭은 지속적 증가추세며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5월 이후 14% 뛴 상태다. 실업률은 8월 현재 7.7%이며 주택가격은 9월 사상 최대폭 하락하는 등 국내 경기도 좋지 못하다.
 호주는 올해 4월 이후 무역 흑자상태로 돌아선 상태지만 최근 흑자폭 감소와 함께 향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선진 적자국으로 분류됐다.
 9월 현재 호주의 무역 흑자는 17억6000만 호주달러로 6월 고점 대비 100% 이상 감소했다. 호주 달러 환율은 연일 급등세로 달러/호주달러 환율은 5일 현재 1.015달러로 1달러가 1호주달러와 교환되는 '달러 패리티' 시대에 돌입한 상태다.
 독일을 제외한 유로존은 고질적 무역 적자에 더해 최근 유로화마저 강세를 보이며 향후 적자 증가가 우려된다. 특히 프랑스의 8월 무역적자는 49억29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한 상태다. 달러/유로 환율은 6월 이후에만 16% 상승(유로 강세)했다.
 이들은 신흥국들이 의도적으로 자국 환율의 절상을 미루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된다고 설명한다. 주 타깃은 천문학적 무역흑자로 곳간을 채우고 있는 중국이다.

 ◇신흥 흑자국: 중국·아르헨티나·인도네시아= 대척점에 있는 선진 적자국은 물론 선진 흑자국과 신흥 적자국으로부터도 환율 공격을 받는 국가 그룹이다.

 대표는 중국이다. 중국은 선진시장·신흥시장 모두를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남기고 있는 가운데 자국 통화 절상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게다가 국내 경기는 침체 우려가 가시지 않는 선진시장과 달리 과열이 우려될 만큼 활황세다. 중국의 실업률은 4% 선이며 소비자물가지수는 3% 수준이다. IMF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9월 현재 168억달러다. 7월 이후 감소추세지만 선진 적자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은 6월 이후 달러 대비로 2.5% 가량 절상된 상태이지만 20%이상인 다른 신흥 통화에 비해 한참 절하 돼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이 밖에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역시 높은 무역수지 흑자를 구가하며 신흥 흑자국으로 분류됐다. 아르헨티나의 무역흑자는 9월 현재 10억6700만달러이며 인도네시아는 25억4500만달러 수준이다. 반면 올해 환율은 달러 대비 거의 고정돼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달러 환율은 올해 3.9페소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달러 환율 역시 올해 7월 이후 8900루피 수준이다.
 이들은 대체로 글로벌 임밸런스가 환율 때문이 아닌 글로벌 경제 시스템과 각국 경제의 개별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다. 오히려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시장이 최근 양적완화를 통해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선진 흑자국: 일본·독일·한국·캐나다= 선진 흑자국은 무역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자국 통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은 받지 않는 국가그룹이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선진 적자국 공격의 예봉을 피해갈 전망이다.
 오히려 선진 흑자국 가운데 일본과 독일은 최근 자국 통화의 빠른 절상과 관련, 오히려 신흥 흑자국에 대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무역수지 흑자폭을 제한하자는 선진 적자국의 입장에도 반대의 입장이다. 이처럼 선진 적자국과 신흥 흑자국 모두와 대척점이 있어 이번 회담에서 공격의 예봉을 한 곳으로 모으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수출총액 증가폭은 9월 현재 14.3%로 다른 선진시장 대비 여전히 높은 상태다. 독일의 무역흑자는 8월 현재 90억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환율이 문제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15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며 유로존에 포함된 독일 역시 달러 대비 자국통화의 빠른 절상이 고민이다.
 국내 경기에서는 양국 입장이 엇갈린다. 일본은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로 디플레이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독일 경제는 올해 유로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은 선진흑자국에 분류돼 당초 선진시장으로부터 받았던 환율 정책에 대한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앞서 IMF는 한국은 외환 보유액이 충분하고 환율 또한 과도하게 절하되지 않아 과열 압력도 없다고 평가했다.
 ◇신흥 적자국: 브라질·인도·멕시코·남아공·터키= 무역수지 부진에 더해 자국 환율 절상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국가 그룹이다.
 특히 브라질은 올해 처음 '환율전쟁'이라는 언급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국가로 브라질 헤알화는 올해 달러 대비로 11% 이상 절상된 상태다. 물론 무역수지는 10월 현재 18억5400만달러 흑자 상태지만 올해 전체 무역수지는 적자이며 환율 추이를 감안해 신흥 적자국으로 분류됐다.
 인도와 멕시코 역시 무역수지 부진과 통화 절상에 시달린다. 인도의 9월 수입 증가폭은 26%로 수출 증가폭 23%를 크게 상회했으며 인도 루피는 올해 달러대비로 6.3% 절상됐다. 멕시코는 9월 현재 5억5900만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중이며 멕시코 페소는 올해 9월 이후 달러 대비 7.6% 절상됐다.

 ◇거대 원유수출국: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국가 경제에서 원유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다.
 두 국가 모두 높은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부분 원유 수출에 따른 결과로 원유 거래의 핵심인 달러 환율 변동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IMF는 올해 러시아와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4.7%와 6.7%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 영향으로 주는 자원부국의 특성을 고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설정시 예외를 둘 수 있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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