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플러스]황소장인데 '빈익빈 부익부'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0.11.05 15:07

연중최고치 증시의 '극과 극' 풍경… 상대적 빈곤감도 커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회사원 조장호 씨(36)는 최근 LG화학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거뒀습니다. 35만원대에 주식을 매입한 조씨는 행여 고점이 아닌가 걱정했지만, 최근 잘나가는 화학업종의 추세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LG화학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한 끝에 38만원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조씨는 불과 일주일만에 10%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회사원 민성일 씨(42)는 얼마 전 눈물을 머금고 POSCO 주식을 정리했습니다. 시가총액 2위, 어디하나 흠잡을 곳 없는 명품주식이란 확신에 50만원대도 싸다고 사들인 주식이 어느덧 47만원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한번쯤 반등을 해 볼 만도 한데 주가는 요지부동입니다.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국내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입니다. 증시는 이처럼 잘 나가는 데 투자자들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1960선을 돌파한 5일 증권사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이 붉게 물든 시세판을 쳐다보고 있다.
김성묵 대우증권 양재동 지점장이 객장 고객들에게 투자성과가 어떤지 물어봤습니다. 되는 종목과 안 되는 종목이 명확해 되는 종목에 투자한 고객은 수익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은 오히려 상대적 빈곤감에 더욱 허탈해 했다고 합니다.

너무 올라 조정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종목들은 오히려 추가 상승하고, 끝단까지 내려와 이제 반등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종목들은 오히려 더 하락하는 '극과 극' 현상이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투자방향성을 찾는데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김 지점장은 "연일 오르는 종목에 편승해 소폭 이익을 실현하고 처분했는데 그 이후도 계속 오르고 있어 다시 들어가야 될 지 말아야 될 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반면,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IT주는 계속 고생 중에 있는데, 어제, 오늘 갑자기 반등하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다.

증권사 영업점 직원들은 코스피가 1940선을 넘어서고, 내년 증시전망 또한 밝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투자자들의 주식문의도 빗발친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주식에 들어가볼까 하고 묻는 전화이지만, '엇박자 투자'에 하소연이라도 해봐야겠다는 투자자들의 전화도 적지 않다는 게 증권사 영업직원의 설명입니다. 모처럼 황소장이 열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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