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도 늦지 않는다

유영만 한양대 교수 | 2010.11.15 12:25

[머니위크]청계광장

주어진 문제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묘안은 처음부터 번뜩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 이미 내가 습득한 지식과 체험을 문제해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가벼운 고민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고뇌하는 시간을 보내다 막판에 번뜩이는 영감이 다가온다. 곡선으로 헤매다 직관과 통찰의 순간이 직선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곡선적 사고'라고 규정하고, 대표적인 곡선적 사고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해서 생각해보자.

①U자형 사고: 원점사고(Zero-based Thinking)
가던 길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방향을 전환하라. 사람들은 한번 익숙해진 길을 어제의 연장선상에서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다. ‘매번 하던 대로 하는 방식’은 직선형 방식이다. 어제 했던 대로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타성에 머물며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방식이다.

곡선형 사고는 일종의 U턴형 사고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답습해왔던 길에 의문을 제기하고 당연함에 시비를 거는 것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 그리고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걷고 있는 길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촉구하는 U자형 원점사고야말로 곡선형 사고의 출발점이다.

②Y자형 사고: 블루오션 사고
갈림길이 나타나면 우선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라. 위대한 창조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가운데 우연히 창조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남의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남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은 남을 따라잡을 수 없다. 남이 즐기는 행복한 길에는 나의 꿈이 꿈틀거리지 않는다. 자신만이 갈 수 있는 길을 가야 내 가슴이 뛴다. y자형 사고는 두갈래로 난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 길을 과감하게 선택,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면서도 즐겁게 그 길 위에서의 삶을 즐기는 것이다.

③C자형 사고: 우회축적(迂廻蓄積) 사고
가던 길이 막히면 돌아가라. 돌아가는 길이 빠른 길이다. C자 모양처럼 직선으로 달려가는 길보다 우회하는 길이 결과적으로는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화살도 곡선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더 멀리 그리고 정확히 과녁을 향해서 날아간다고 한다. 돌아가는 길은 그냥 시간이 남아서 게으름을 피우면서 유유자적 하는 길이 아니다. 오히려 돌아가면서 실력을 연마하고 기다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이 목적을 달성하는 첩경인 경우가 많다.


④S자형 사고: 시행착오(試行錯誤) 사고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걱정하지 말고 좌우지간 시도해보라. ‘요리조리’ 머리로 고민만 해서 되는 일은 없다. 곡선형 사고는 ‘이리저리’ 행동으로 옮기면서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가운데 더 좋은 방법과 대안을 모색하는 사고방식이다. ‘요리조리’는 요렇게 머리 굴려보고, 조렇게 머리 굴려서 이해타산을 따지는 모습이다. 반면에 ‘이리저리’는 이렇게 하다 안 되면 저렇게 해본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세상은 ‘요리조리’ 잔머리 굴리면서 고민하는 사람보다 ‘이리저리’ 행동으로 옮기면서 고통 체험하는 사람이 바꿔나간다.

⑤V자형 사고: 전화위복(轉禍爲福) 사고
걸림돌이 나타나면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라. 곡선형 사고는 ‘내려감’은 곧 ‘올라감’이라고 해석한다. 올라가는 것만이 성공이라는 오름 중독증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진정한 성공은 잘 내려가야 더 높이 올라가서 오랫동안 날 수 있다. 곡선형 사고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자신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낮춤’이 ‘높임’이라는 사실이다. 소싸움의 기본자세는 머리를 최대한 낮추는데 있다. 머리를 들면 상대방의 소머리로 받쳐 죽을 수도 있다. 결국 이기려면 머리를 상대 소머리보다 낮춰야 한다. 겸손한 ‘낮춤의 미학’이 거들먹거리는 ‘높임의 어리석음’을 무너뜨릴 수 있다.

⑥W자형 사고: 파란만장(波瀾萬丈) 사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삶이 드라마인 것은 '반전'과 '역전'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결과가 안 좋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미리 포기하지만 몇 안 되는 사람은 이제 끝났다고 하는 순간 '반전'을 시작한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 마침내 '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위기 속에서 위대함이 탄생한다. 위대함은 편안함에 비롯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위인은 반전과 역전을 거듭하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곡선형 사고는 크게 세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곡선형 사고는 앞으로만 달리지 말고 때로는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어디로 왜 달려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U턴형 원점사고이며, 갈림길에서 낯선 길을 선택하는 Y자형 블루오션 사고다. 둘째, 곡선형 사고는 남들이 간 길을 따라가지 않고 우회했다가 도약하는 C자형 우회축적 사고이며, 좌우지간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깨달음을 얻는 S자형 시행착오 사고다. 마지막으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자세를 낮추고 바닥에서 시작하는 V자형 전화위복 사고이며, 반전과 역전을 거듭하다 마침내 기회를 잡는 W자형 파라만장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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