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앞엔 3겹 줄" '최고실적' 강원랜드는 지금

머니투데이 고한(강원)=신희은 기자 | 2010.11.05 10:56

[르포]금토일 '피크'땐 포화상태 "내국인에 중국인까지"

지난 3일 낮 3시30분. 창사 이래 최대의 활황기를 맞았다는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중심가를 한 바퀴 도는 데 걸어서 10분도 안 걸릴 듯한 조용한 읍내를 벗어나자 강원랜드 호텔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다다르자 대형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한껏 움츠린 40~50대 남녀가 하나둘씩 돈가방을 옆에 끼고 호텔로 잰걸음을 옮겼다. 무리를 지어 호텔로비를 지난 일행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 전경. ⓒ사진제공=강원랜드.
지하 1층 카지노 입구에는 한낮인데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검색대를 거친 사람들이 차례대로 카지노로 빨려 들어갔다.

카지노 내 소란을 방지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목적으로 음주측정도 실시한다. 얼굴이 발그레한 40대 남성은 음주측정기 앞에서 망설이더니 발길을 돌렸다.

내부에서는 흡연실을 제외하고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 뿌연 연기가 걷힌 카지노 안은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로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카지노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빼곡히 들어찼다. 입장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바카라, 블랙잭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쉽지 않을 정도다.

한 딜러는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소위 '피크타임'에는 바카라 테이블을 3~4겹씩 에워싼 인파때문에 게임을 들여다보기도 힘들다"며 "이때는 3교대로 근무하는 딜러들이 4교대로 일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슬롯머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게임은 하지 않은 채 슬롯머신을 차지한 후 돈을 받고 자리를 넘기는 사례가 빈번해 강원랜드측은 아예 좌석예약제를 도입했다. 사전에 총 2000명 정도를 미리 예약받는데 예약이 모두 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국인 관광객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차로 2~3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찮은 거리 탓에 해외 관광객이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깃발부대'의 발길은 이곳까지 닿았다.


ⓒ 사진제공=강원랜드

이날 잭팟은 6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이 자리에서 7억6680만원의 사상 최고 잭팟을 터뜨린 안승필(60)씨가 카이스트에 전액을 기부한 사례가 딜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다.

룰렛, 다이사이 등 초보게임 앞에도 이용객이 꽤 모여들었다. 교대시간이 되자 딜러들은 피곤한 기색으로 줄지어 자리를 뜬다. 소위 '골드칩'으로 불리는 단위가 가장 큰 옐로우칩을 위조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돼 딜러들은 게임 중간중간 칩 점검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렇게 24시간 '호황'을 누리는 카지노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하루 평균 약 30억원. 카지노는 지난 2006년말 바다이야기 사태 직후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다 이후 입장객이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는 성수기를 따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5일 발표된 강원랜드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8%, 21.8% 늘어난 3524억원, 1703억원을 기록, 사상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4.1% 증가한 1296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카지노 입장객수는 7.4% 늘어난 86만4000명에 달했다. 특히 일반 영업장 입장객이 7.3% 늘어난 반면 VIP 입장객은 16.6%나 증가했다.
지난해말 수도권에서 강원랜도로 향하는 38번 국도가 전면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크게 증가했다.강원랜드로 통하는 관문인 정선 신고한터미널의 새벽 첫차는 카지노에서 밤을 새운뒤 집으로 향하는 이들로 변함없이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카지노는 현재 공간을 2배 가량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카지노 확장에 따라 게임 테이블 증설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최성수기는 여름과 겨울. 곧 스키장이 개장하면 겨울 입장객은 기존 40~50대 위주에서 20대까지 확대된다. 오는 2012년 완공을 앞둔 워터파크가 문을 열면 추가로 입장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강원랜드측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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