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588'은 있다? 없다?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0.11.12 10:56

[머니위크 커버]상전벽해 588/ 번지 사라진 588

청량리 588이 사라졌다? 서울 내 대표적인 집창촌인 속칭 ‘청량리 588’은 잘 알려진대로 전농동 588번지 일대에 위치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따라 이 지역 일대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588번지에서 만큼은 집창촌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현재 집창촌 밀집지역으로 알려진 청량리 588의 번지수는 대부분 전농동 620번지다. 지난해 11월 동대문구가 도로 확장을 위해 전농동 588번지 77개 성매매업소에 대해 철거를 진행했다. 남은 성매매업소 80여곳 중 588번지에 위치한 성매매업소는 10곳 남짓이다. 그나마 속칭 ‘유리방’에서 영업하는 곳은 불과 두세개 업소에 지나지 않는다. 청량리 588 대신 청량리 620으로 불려야 할 처지다.

카드결제 역시 청량리 집창촌에서 자취를 감춘 것 중 하나다. 예전에도 업주들은 소득 노출을 우려해 현금결제를 선호했다. 그래도 간간히 카드 손님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일절 받지 않는다. 성매수자들 역시 카드결제가 성매매행위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카드를 커내지 않는다.

카드 사용을 극도로 기피하는 분위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강자 당시 종암경찰서장이 주도한 이른바 성전(性戰)의 여파는 이곳을 불 꺼진 홍등가로 만들었다. 무차별 단속에 몸을 사리던 업주들 사이에서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6년 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카드 사용은 용감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됐다.

집창촌 입구에는 이곳이 집창촌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문구가 있다. ‘청소년 통행금지’ 경고 표시다. 청량리 588 역시 집창촌으로 진입하는 골목마다 레드존을 알리는 표지판이 걸려있다.

하지만 표지판 앞으로 지나가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오후 4시 교복을 입은 남고생 한 무리가 윤락여성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유리방을 지나치고 있었다.


청량리 집창촌에서 반경 1km에 위치한 초·중·고등학교는 어림잡아 10여 곳. 초등학교도 두 곳이나 된다. 인근 주택가도 많아 등하교 시 지하철 청량리역이나 청량리 환승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집창촌을 가로지르는 길은 이들이 선호하는 지름길이다.

과거 동전이나 라이터로 유리창을 치며 하던 호객행위도 거의 사라졌다. 또 커튼 달린 윤락업소가 늘어난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모두 경찰이 수시로 이곳을 순찰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개발을 앞둔 집창촌의 대명사 청량리 588의 마지막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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