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한 3인방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왜?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배혜림 기자 | 2010.11.02 16:35

(종합)16박스 자료확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소환

검찰이 2일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전·현직 경영진 3인의 집무실을 찾아 5시간30분 동안 압수수색했다. 이에 따라 빅 3의 소환 등 신한사태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가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신한은행 본점 16층에 있는 라응찬 전 회장의 집무실(현 류시열 회장 집무실)과 직무정지 중인 신상훈 사장 집무실, 6층에 있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집무실과 부속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30분경부터 오후 3시 경까지 약 5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됐다. 검찰은 총 16개 박스 분량의 회계장부와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며 방송 녹화장치 1개도 통째로 가져갔다.

검찰 관계자들은 수색에 앞서 기존 라 전 회장이 썼던 류시열 회장의 집무실을 찾아 압수수색의 이유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9월2일 신한은행 측이 신 사장 등 7명을 배임 및 횡령혐의로 고소한 지 두달 만의 일이다. 신한은행은 투모로그룹 등에 수백억원을 부당 대출하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들을 고소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사장의 경영자문료 15억여원 횡령 혐의에 대한 고소 사건에서 추가로 파생된 의혹을 확인 중"이라며 "'빅3'의 자문료 사용을 횡령으로 볼 수 있는지 명확히 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 측은 경영자문료 15억원과 관련, 이희건 회장의 한국 방문 시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하거나 라응찬 회장을 거쳐 7억여원을 전달했고, 나머지는 라 전 회장의 동의 아래 공금으로 썼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의 경영자문료 횡령 혐의와 라 전 회장 및 이 행장의 공동사용 여부 등이 주된 의혹으로 제기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백순 행장이 라 회장의 지시로 자문료 가운데 3억원을 비자금으로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라 전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50억원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을 고소하면서 부당대출 의혹을 공개한 것과 관련, 은행법 위반과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소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검찰은 그동안 신한 측이 이사회를 통해 내부적으로 사태를 수습할 때까지 압수수색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이들의 자문료 사용이 각각 횡령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이들 3명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의 기소여부 등이 확정되면서 조만간 이들의 거취 역시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검찰은 신 사장 등의 불법대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으로 지난달 28일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국일호 투모로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한편 이날 류 회장은 오전 11시30분 쯤 출타했으며 본점 로비에서 기자들을 만나 "(압수수색은) 검찰의 사법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검찰이 압수수색 전)왜 왔다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오후 2시께 집무실로 돌아왔다.

이날 평소대로 오전에 출근했던 신 사장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도중 집무실을 빠져나갔으며 이 행장은 평소처럼 집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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