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32%로 전분기말 대비 0.3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4년 3월 2.50%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부실채권 규모도 30조3000억 원으로 4조7000억 원 늘었다.
시중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3.85%로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도 2.30%를 나타냈다. 지방은행에서는 광주은행이 2.79%, 특수은행에서는 수협과 산업은행이 각각 4.60%와 4.17%를 기록했다.
부실채권 비율이 이 처럼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 영향 탓이 크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 부실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3분기 부실채권 순증액 4조7000억 원 중 부동산 PF 부실대출 순증액이 3조4000억 원으로 72%나 차지했다.
이처럼 부동산 PF 등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상당 수 건설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한 부실증가와 함께 이들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또 감독당국이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분류를 강화한 탓에 은행들이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했고,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분류 시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적극 반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문별로는 PF 대출 부실증가 탓에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3.19%로 전분기말 대비 0.5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3.80%로 0.75%포인트 뛰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0%로 같은 기간 0.10%포인트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51%로 0.14%포인트 올랐다.
3분기 중 신규부실 발생규모는 9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 보다 3조1000억 원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8조3000억 원으로 85.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4조9000억 원으로 1조3000억 원 줄었다.
주재성 금감원 은행서비스업본부장은 "PF 대출 규모가 은행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해 손실흡수능력 등을 고려하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6월 말 현재 BIS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4.29%로 높고, 9월까지 7조3000억 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은행 자체적으로 부실채권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올해 말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1.7%로 제시하고 은행별로 감축계획을 제출토록 하는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실위험에 상응하는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부동산 PF 부실대출에 대해서는 전액 연내 정리절차가 시작되도록 별도의 부실채권정리계획을 수립토록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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