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제당업체가 産銀을 찾은 까닭은?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0.11.02 08:45

PPP분야 글로벌 2위, 종합분야 아시아 5위...産銀PF센터, 이젠 사업 골라서 한다

인도 최대 제당업체 부회장이 산업은행을 찾은 까닭은?

지난달 27일. 글로벌 제당 업체인 바자지힌두스탄의 구사그라 바자즈 부회장이 여의도 산은 본점을 찾았다.

바자즈 부회장이 007 가방에서 꺼내든 것은 인도 유피주에 건설 예정인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총 27억 달러 규모로 산은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간사를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산은이 프로젝트를 맡을 경우 국내 터빈 제작업체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참여가 수월해질 수 있어 산업 연관효과도 크다.

산은엔 요즘 부쩍 대형 프로젝트를 들고 찾아오는 해외 사업자가 눈에 띈다. 과거 산은이 먼저 주간사를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에 비하면 갑을관계가 바뀐 셈이다.

앞서 지난 9월엔 미국 가스전 개발업체 체사피크 재무담당 이사가 싱가포르 테마섹 관계자와 같이 산은을 찾아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산은은 서너 개의 프로젝트를 받아 들고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해외 사업자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들고 산은 PF 센터를 노크하는 것은 산은이 지난 십수년간 쌓아올린 PF 성적표 때문이다. 영국 유로머니가 발간하는 유력 PF 전문지인 PF지(誌)에 산은은 2009년 기준 민관합동사업(PPP) 부문 PF 세계 2위, 종합부문 아시아 5위에 올랐다.

산은은 1994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PF 주간사를 시작으로, 국내 PF 시장을 열었다. 이후 2009년까지 총 289건, 30조5000억 원에 달하는 PF 주선을 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85%로 독보적이다.


해외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도 이른바 '알아봐주는' 경우가 늘었다.

공세일 PF 센터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오릭이란 현지 로펌 관계자를 만났는데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강점을 내세우며 관련 사업이 있을 경우 사업을 같이하고 싶다' 고 했다"며 "관련 전문지에서 산은의 실적을 보고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성사시킨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가 PF 시장에서 산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 투자비 12억 달러 중 PF 규모가 8억2000만 달러에 달하는 이 사업은 산은이 주간사를 맡아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 건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로 PF 주간사를 맡아오던 유럽계 은행들이 유럽재정위기 이후 적극적인 금융 주선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산은이 메이저 플레이어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공 센터장은 "당초 금융주간사를 맡고 있던 독일 2대 은행 HVB가 합병 문제로 손을 뗀 후 산은이 맡아 PF를 성공시킨 예"라며 "이 스토리가 전문지에 보도되고 PF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대형 프로젝트 사업자들이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이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금융주간사를 맡은 것은 볼레오 광산 건이 처음이다.

산은은 민영화와 함께 글로벌 CIB(상업+투자은행)으로서의 도약을 위해 해외 PF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산은은 현재 10% 수준의 PF 사업 해외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지난달 28일 지주사 출범 1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세계 PF 시장은 연간 2조 달러, 장기적으로 40조 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인프라 PF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산은이 시장점유율 5%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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