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신청 개청..'우본 30년恨' 풀었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0.11.01 09:45
#. 2009년 9월 정부과천청사 지식경제부 장관실. 취임과 동시에 업무보고를 받던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갑자기 보던 자료에서 눈을 떼고 보고자인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을 바라봤다. "서울체신청 하나가 이 방대한 업무를 다 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 우정사업본부는 과거 정부 방침에 따라 경기지역 업무를 서울체신청에 통합해야 했다. 정부 방침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과중한 업무에 서울체신청 직원들은 남모를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매번 경인체신청 분리를 직·간접적으로 요청해 왔지만 번번이 물을 먹었다. "왜 정부조직을 키우려 하느냐. 예산이 어디 있느냐"는 지적에 힘없이 돌아서야 했다.

#. 2010년 11월 1일 수원시 권선구 탑동 903번지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 경인체신청 개청식에 참석한 최 장관과 남궁 본부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지난 1982년 서울체신청에 통합된 이후 30여년 만에 오랜 숙원을 풀게 됐기 때문이다. 남궁 본부장은 조직의 숙원사업을 이뤄낸 1등 공신이 됐고, 최 장관은 "반드시 분리된 조직으로 만들겠다"던 취임 초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서울체신청에서 분리된 경인체신청이 이날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경인체신청은 2국1실10과의 조직으로 국내 우체국 589국을 담당한다. 신임 청장은 이계순 서울체신청장이 당분간 겸임한다.

최 장관은 이날 개청식에서 "우체국은 공공기관의 롤 모델로서 항상 국민 곁에 있어왔다"며 "오늘 닻을 올린 경인체신청이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공공기관으로 성장·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앞으로 경인체신청은 서울체신청과 함께 수도권 우정사업의 양대 축으로서 성장엔지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경기도와 인천의 주민을 하나로 연결해 세계속의 경기도, 세계 일류 명품도시 인천을 만드는데 이바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경인체신청의 개청은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에게 상당한 활력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경기지역까지 총괄했던 서울체신청은 전국 접수우편물의 80%(38억통), 배달우편물의 53%(28억4000만통)을 책임지면서, 과중한 업무부하에 우체국서비스 품질은 전국 최저였다.

또, 최근 예금수신고의 40%(17조원), 보험보유계약고의 36%(46조1000억원)를 점유하는 등 예금과 보험업무가 급증해 조직관리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한편, 경인체신청은 1906년 경성우편국으로 출범했고, 수차례 조직개편을 거쳐 1979년 경기체신청으로 이름을 바꿨다. 1982년 1월 관할지역 변경에 따라 서울체신청에 흡수 통합됐고, 만 28년10개월 만에 제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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