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중국 게임시장서 빈손으로 철수

더벨 이상균 기자 | 2010.11.01 10:04

현지법인 아워게임, 실적 부진 시달리다 매각

더벨|이 기사는 10월29일(14:1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NHN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시작한 중국 게임 사업이 실패로 끝났다. NHN은 중국 현지법인인 Ourgame Assets Ltd.(이하 아워게임)의 지분 55%를 모두 처분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HN은 정확한 지분매각 가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아워게임에 대한 영업권 상각이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에 손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투입금액에 비해 지분 처분으로 회수한 금액은 크게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워게임이 중국 게임시장에서 경쟁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치가 크게 떨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워게임은 중국 게임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는 수십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다.

올해 초에는 다수의 중국 게임사와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이번에 지분을 넘긴 WDWF는 컨소시엄 형태의 컨설팅 업체로 어떤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NHN의 이번 실패는 △중국 정부의 지나친 규제 △퍼블리싱 실패 △중국 게임시장의 경쟁 격화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구글처럼 NHN도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NHN의 경영 방식과 의사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워게임 인수, 1180억원 투입

NHN은 아워게임 인수에 118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NHN은 지난 2004년 6월 중국 해홍와 함께 합작회사인 아워게임을 설립했다. 홀딩컴퍼니인 NHN 글로벌과 NHN-PCCS(HK) Limited가 7000만 달러의 현금과 신규 발행된 NHN 주식 38만3020주(주당 발행가 9만3747원)를 해홍에 지급했다. 지분은 50%를 확보했다.

이중 현금은 NHN글로벌과 NHN PCCS가 각각 6600만 달러와 400만 달러를 부담했다. 당시 환율이 1160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지급된 현금만 약 812억원이다. 신주 발행으로 조달한 359억원을 합치면 인수 규모는 1171억원으로 불어난다.

여기에 NHN 글로벌은 2005년 아워게임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726만3179위안 규모의 신주(주당 66만289위안)를 인수했다. 지분율은 55%로 높아졌다.

당시 환율은 1위안에 120원 중반대. 환율을 120원으로 가정하면 9억1478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기존 금액과 합칠 경우 약 1180억원이 된다.


◇마이너 업체로 전락한 아워게임

NHN의 아워게임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이미 중국 현지 언론들은 올해 초부터 아워게임 매각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거론해 왔다.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워게임은 지난해 매출 230억원에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149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해서 영업적자 상태다.

매출 규모는 2007년 253억원을 기록한 이후 단 한번도 250억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232억원, 2009년 2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게임 시장은 같은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2006년 10억 달러에서 2007년 17억 달러, 2008년 25억5000만 달러, 2009년 34억4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43억70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2008년에는 샨다가 시장점유율 16.5%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텐센트가 27.2%로 독주체제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 뒤를 샨다(15.9%), 넷이즈(15.2%), 완미시공(7.4%), 소후창유(6.6%) 등이 잇고 있다.

반면 아워게임은 1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워게임은 사실상 마이너 게임사로 추락한 상태”라며 “중국 메이저 업체들조차 아워게임을 경쟁사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마저 철수할 정도로 중국시장은 해외 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며 “아워게임의 실패 원인도 상당부분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에서 들여온 게임 대부분이 실패했다는 점이 치명타였다. 퍼블리싱에 약점을 보이는 NHN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 역시 사행성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중국 현지기업과의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NHN은 아워게임의 경영을, 해홍은 중국 현지에서의 제도적인 문제 해결과 현지화 이슈를 담당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워게임은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나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조차 시도하지 않았다”며 “이는 창업 1세대의 퇴장 이후 NHN이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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