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현대건설 인수 후보 평가기준에 대한 막바지 조율 중이다. 11월 초 이를 확정짓고 매각주간사에서 각 후보에 통보하기로 했다.
◇ 대우건설 땐 가격이 67점 = MTN이 입수한 지난 2006년 대우건설 매각 시 인수 후보 평가 기준을 보면 가격 부문이 67점, 비가격 부분이 33점이다.
비가격 부문에는 △ 자금조달 계획 및 능력(12점) △ 경영능력 및 발전 가능성(8점) △ 진술보증 및 손해배상 조건(11점) △ 매각 성사 가능성(2점) 등이 포함된다.
채권단의 재무약정 체결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으로선 자금조달 평가 항목 가운데 '입찰자의 재무능력과 신용도'(3점)가 걸림돌이다. 또 독일의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들인 상황이어서 '자기 자금 투자 비중' 항목(1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 현대그룹, 현금 확보에 주력 = 현대그룹이 최근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자금조달 능력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 내 대표기업인 현대상선은 지난 22일 45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어 28일에는 부산신항만 지분 매각(2000억 원)과 자사주 신탁해지(3560억 원)를 결정했다. 또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할 계획이다. 불과 일주일 만에 1조4000억 원을 끌어 모은 셈이다.
◇ 비가격 부문 평가비중 더 높아질 듯= 하지만 금융당국은 비가격 부문의 평가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다. 현대그룹으로선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황.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22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매각 가격을 높이는 데만 치중할 경우 금호처럼 소위 '승자의 덫'에 걸릴 수 있지 않느냐"는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정성적(비가격 부문) 평가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도 "이번 현대건설 매각의 경우 인수자 평가에서 가격 부문이 60점 정도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인 70점보다 크게 낮아진 것.
M&A 업계 관계자는 "결국 누가 더 비싼 값을 부르느냐보다 비가격 부문에서 점수를 깎이지 않느냐가 현대건설 인수전의 최후 승자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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