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32년래 최대' 재정긴축안 극적합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10.31 11:40

내달 3일 의회 표결 시작… 내년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

유럽 국가채무위기의 진원지 포르투갈이 32년래 최대 규모의 재정 긴축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최근 긴축안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독일 국채 대비 포르투갈 국채 가산금리가 다시 치솟고 국가 신용부도스왑(CDS)역시 고개를 드는 조짐이 나타나는 등 위기감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제 1야당인 사민당은 30일 정부의 내년도 재정긴축안에 합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민당 대표 에두아르도 카트로가는 이날 "긴축에 대한 합의는 포르투갈 경제 회생에 바탕이 될 것"이라며 "포르투갈 경제는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정책 전반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트로가 대표는 "이번 합의안에는 국가 공공사업과 민관 합작 투자의 축소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의회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다음 달 2일 재정 긴축안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을 논의한 뒤 3일 긴축안 통과를 위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초 확장적 재정 정책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한 야당은 정부 긴축안에 부정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 27일에는 정부·야당 간 협상이 결렬되며 재정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야당이 극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야당의 반대로 포르투갈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재차 고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독일 국채 대비 포르투갈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협상이 결렬된 지난 27일 이후 무려 10.28% 급등했으며 국가 CDS 역시 이 기간 14.85% 폭등했다. 이 때문에 야당이 더 이상 반대 의사를 이끌어 나갈 정치적 명분이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포르투갈 국채 판매가 비교적 순항중이라는 점도 내년도 긴축안 합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르투갈은 국채 발행을 통해 예상을 웃돈 자금을 조달했으며 중국 지도층에서는 향후 포르투갈 국채 매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국채 수요 다각화도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내년 10월과 11월 1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정 긴축이 실제 발효될 경우 포르투갈 경제 성장속도의 둔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재정 긴축안이 반영된 내년도 포르투갈 성장률은 0.2%를 기록해 올해 1.3% 대비 수직낙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호르헤 데크레신 국제 경제 연구소장은 지난 6일 "재정긴축안이 반영될 경우 포르투갈 경제는 2011년 -1.4%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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