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는 이스라엘에 비해 자궁경부암이 스무배나 많이 발생하고 인도에서는 첫돌이 되기 전에 영아의 10%가 사망한다. 또 영국 센서스에 따르면 웨일즈지방에서는 성인의 3.1%가 만성 질환이 있다고 답한 반면, 남동부 잉글랜드에서는 주민의 1.2%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질병의 규모와 유형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조건을 반영하며 이 모든 것은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의학과 정치가 분리될 수 없다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질병 예방법이 인구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개인 기반의 고위험 접근법과 인구집단 전략이 가진 장단점을 설명하며, 두가지를 함께 고려하되 후자의 잠재력이 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하다는 것을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 과학적 접근이 가진 한계를 인정하고자 연구자, 정책결정자, 시민들 모두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건강에 사로잡힌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한편 이 책의 저자인 제프리 로즈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심혈관 질환의 역학과 예방분야의 선구적인 인물이다. 질병 역학연구를 위한 저자의 통찰력은 개인과 인구집단 건강증진 전략에 대한 예방의학의 접근법 전체를 변화시켰다.
이 책은 1992년에 출간된 원저에 제프리 로즈의 학생이자 동료였던 케이-티 콰와 마이클 마못이 해설을 덧붙여 98년 내놓은 개정판을 번역한 책이다.
◇예방의학의 전략/제프리 로즈 외/한울아카데미/248쪽/2만원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