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칼럼]순환골재는 귀중한 자원이다

머니투데이 한천구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회장(청주대 교수) | 2010.10.27 10:18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첫 느낌을 물어보면 열에 다섯은 성냥갑처럼 지어진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이색적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를 가나 도로, 건물, 각종 시설물로 빼곡히 들어찬 우리나라는 가히 '콘크리트 공화국'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구조물을 짓기 위해 강, 산, 하천, 심지어는 바다에서 골재가 채취되고 있다. 그러나 무궁무진 할 것만 같은 골재자원 중 실제 개발이 가능한 양은 그리 많지 않다.

국토해양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향후 20년 이내에 천연골재 자원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도에 발생한 '골재대란'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물 부족 국가'이자 '골재부족 국가'로 불리게 될 날도 멀지 않은 상황에서 천연골재를 대신할 대체자원 개발은 시급한 과제다.

전문가들에게 부족한 천연골재를 대체할 자원을 꼽으라면 단연 '순환골재'를 꼽는다. 순환골재는 건설폐기물로 만들어낸 재활용 골재이다. 연간 약 6430만 톤 정도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면 약 5300만 톤의 순환골재가 만들어진다. 이를 도로공사, 콘크리용 등에 전량 사용하면 천연골재 사용량의 약 14%까지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순환골재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는 한편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건설 산업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순환골재를 생산하는 약 400여 개 업체들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며 고품질의 골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건설폐기물 처리산업의 경우 막대한 시설투자 및 기술개발 등으로 폐콘크리트를 원료로 모래까지 생산·공급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듯 건설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여 생산된 순환골재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라 소중한 건설자원이다. 정부에서도 '순환골재'를 새로운 골재원으로 포함시키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여기고 있다. 일례로 2007년 한 해 동안 사용된 순환골재를 통해 얻은 사회적 편익을 따져보면 자연환경파괴 방지 및 파괴된 국토의 복구비용 절감, 매립지의 수명연장 등 약 4427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건설자원이 일부 제도의 미비, 사용자의 부주의 등으로 인해 폐기물로 취급되거나 건설폐기물 재활용정책 전체가 폄하되기도 한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낙동강 유역 공사구간 일부에서 순환골재와 함께 부적절하게 처리된 건설폐기물이 혼합 사용된 일이 알려졌다. 짐작컨대 낙동강 준설과정에서 차량과 중장비의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연약지반에 일부 품질기준을 벗어난 폐콘크리트 덩어리 등을 사용한 것이 언론과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 아닌 건설폐기물 강산이라고까지 지적했다.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순환골재를 부가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우선 건설현장에서 스스로 엄격한 품질규격에 맞는 순환골재만을 사용하며 정부에서는 폐콘크리트 등의 건설폐기물이 순환골재와 섞여서 사용되는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순환골재 생산업계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통해 천연골재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순환골재를 생산·공급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우리나라가 더 이상 '건설폐기물 강산'이 아니라 '금수강산'으로 그리고 '세계 최고의 건설폐기물 재활용 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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