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우리금융 합병은 하고 싶지만"

김성욱·김부원 기자 | 2010.10.28 12:42

[머니위크 커버]M&A 4대 빅매치 관전법&투자법 / 우리금융지주

편집자주 | 산업지도와 투자동향에 큰 여파를 미치는 초대형 인수·합병, 이른바 '메가 M&A'는 언제나 업계와 시장의 핫 이슈다. 지금 이 시점의 '메가 M&A'는 크게 현대건설・하이닉스・대우조선해양・우리금융지주 등 4건이다. 하지만 인수 유력기업들의 움직임은 뜨거운 구애와 의도적인 무관심 사이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모습이다. 2010년을 끝까지 달굴 '메가 M&A' 4대 빅매치에 대한 관전법과 투자법을 살펴보자.

◆관전법

금융권에도 대어급 매물이 있다. 바로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의 지분 57%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월8일 우리금융의 매각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JP모간을 선정했다.

예보는 2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우리금융 매각 입찰공고를 내기로 했다.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금년 중 복수의 예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1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하고, 상반기 안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권 지형도를 뒤흔들 초대형 매물임에도 불구하고 흥행 면에서는 실패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우리금융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곳이 하나금융 한곳뿐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우리금융에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신한지주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을 뿐 아니라 최근 최고경영진의 내분으로 우리금융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절반가량을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넘기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지분을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동자금 유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하나금융의 인수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나금융의 최대주주였던 싱가포르의 테마섹이 보유 지분(9.62%) 전량을 처분한 것. 이로 인해 하나금융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테마섹이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M&A에 대한 반대의사로 지분을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하나금융이 재무적 투자자(FI) 모집하는 것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재빠르게 불끄기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주요 주주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펀드매니저들에게 ‘테마섹의 지분 매각은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매각 배경을 설명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나금융은 이후 자금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자회사인 하나대투증권의 여의도 사옥 매각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하나대투증권 측에서는 우리금융 인수와 무관하게 현재가 가장 좋은 시세여서 매각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업계의 시각은 이러한 설명을 크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이 현실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자금조달이 수월치 않을 경우 우리금융의 민영화 절차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여러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분을 일정 규모로 쪼개 분산매각(블록세일)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으나 경영권 없는 지분을 사려는 곳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인 상태다.

↑우리금융의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

◆은행주 동반상승 여부 관심

우리금융 민영화로 인한 주가 상승 가능성도 미지수다. 중요한 것은 M&A 후 주식교환 비율이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부실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금융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아직 M&A 기대감이 제대로 반영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합병 후 주식교환 비율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므로 M&A가 무조건 주가를 올려줄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현재 우리금융 주가에는 부정적인 부분이 반영돼 있으므로, M&A 이슈가 가시화되면 주가에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 요인이 많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현재 우리금융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지주와 관련해 성 연구원은 "지금은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빠져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M&A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빠르다"며 "물론 그 부분을 제외하고라도 주가는 싼 편이다"고 말했다.

은행권 M&A가 본격화하면 경쟁구도가 상당 부분 약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은행주 강세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은행주 동반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M&A 후 경쟁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므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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