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日, '환율전쟁' 엇갈린 입장…中은 '어부지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0.10.23 13:13

美 "무역수지 제한폭 설정하자" vs 獨·日 "환율문제와 아무 관련없는 일"

경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환율전쟁'과 관련, 미국과 일본, 독일을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회원국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국 환율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입장이지만 독일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무역흑자국은 이에 노골적으로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美 "무역수지 제한폭 설정하자"=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에 앞서 회원국들에 "향후 수년간 무역수지 불균형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

미국과 첨예한 무역갈등에 있는 중국 뿐 아니라 독일과 일본 등 선진 수출국을 직접 겨눈 발언이다. 미국은 그동한 글로벌 환율전쟁이 고질적 무역적자국와 무역흑자국이 자국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서며 환율전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가이트너는 지난해 9월 G20 회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글로벌 리밸런스'(국제 무역 불균형 개선)의 대의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주에서 글로벌 리밸런스 논의를 진전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 수출국들이 미 소비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글로벌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獨·日 "환율문제와 아무 관련없는 일"=하지만 이번 경주회의에서 일본과 독일은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즉각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22일 "경상수지 목표제를 정확한 수치로 못박아두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했으며 독일 정부 관계자는 "무역수지는 각국 (수출)경쟁력의 지표"라며 "무역수지는 최근 환율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과 독일은 선진시장의 대표적 수출국이지만 올해 2분기 이후 양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급격히 떨어져 미국의 경상수지 목표제 설정 의제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국 경제 성장동력인 수출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데 무역수지 규모를 제한하자는 주장의 설득력은 더욱 낮을 수 밖에 없다.

일본의 8월 무역수지 흑자액은 1032억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37.5% 줄어들며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9월 수출액 역시 대폭적 감소가 예상된다. 독일의 8월 무역수지 역시 2개월 연속 전월대비 감소했다. 8월 수출은 전월대비 0.4% 줄어든 751억유로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0.9% 늘어난 661억유로를 나타냈다.

◇"오히려 약달러가 글로벌 경제 최대 문제=일부 G20 회원국은 이번 회의에 앞서 오히려 자국 무역수지 축소와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의 책임을 미 달러에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기축통화' 달러의 올해 지속적 약세가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인데 달러 약세로 이들 수출국의 무역 흑자폭 축소는 물론 외환시장과 자산시장 등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렌조 비니 스마기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는 최근 환율 변동 현상은 달러 약세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7일 미·중·일을 중심으로 한 환율 경쟁 구도에 불만을 표시하며 "강한 달러가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 달러 약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아예 세계 외환시장 불안은 미국의 탓이라고 직격타를 날렸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선진시장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환율전쟁'의 핵심국인 중국은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채 책임을 피해가려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미국의 무역수지 제한폭 설정 방안과 관련, 중국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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