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 하나지주 블록딜 완료, 주가 8% 급락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0.10.21 11:31

골드만 등 추가 매각 가능성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하나금융지주 지분 전량을 매각 완료했다. 할인율은 당초 추진했던 3.5%보다 높은 6%가 적용됐다.

증권업계는 잔여 물량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골드만삭스 사모펀드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의 추가 매각 가능성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량 매각은 긍정적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테마섹은 하나지주 보유 주식 2038만주(9.6%) 전량을 매각 완료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3만3400원, 할인율은 6%가 적용됐다.

당초에는 20일 종가 3만5550원에서 할인율 3.5% 가량을 적용, 블록딜을 추진했지만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아 할인율을 대폭 키운 것. 테마섹은 지난 2004년 주당 2만3100원~2만6000원에 지분을 샀다.

증권업계는 할인율 확대로 매각 가격이 낮아진 것은 부담 요인이지만 전량 매각으로 잔여 물량이 남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가격 상승 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매물 우려 있지만 테마섹이 보유함에 따른 오버행 보다는 우려 강도가 크게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슈가 아닌 수급 이슈라는 점에서 장기 투자자라면 블록딜 가격 수준에서는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할인율이 5%를 넘어 섰다는 것은 인수자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분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어차피 전량 매각은 시장에 알려진 소재였고, 완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나지주 PBR이 은행 업종 평균 대비 0.29배 수준에서 할인돼 거래되고 있고, 오늘도 6% 가량 빠졌기 때문에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하나지주가 8개 상장 사 중 3~4번째로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저평가된 상황이라 우리금융과의 합병 가능성이 낮아지더라도 추가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주주 추가 매각 가능성 불안요인

하지만 최대주주에 이어 다른 주요 주주들도 하나지주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현재 골드만삭스의 사모펀드인 'GS DeJakoo'가 8.66%로 최대주주고, 국민연금과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각각 8.19%, 7.31%를 보유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7월에 펀드 만기를 연장한 상태라서 무리한 청산을 하지는 않겠지만 펀드 속성상 언제 지분을 매각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펀드 설정과정에서 우리은행 등 국내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갚았지만 이자 비용만 800억원 가량이 들었다는 것.

테마섹 지분 매각에 손을 못 썼던 하나지주가 골드만삭스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하는 중에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많은데 투자기간을 감안하면 당장 지분을 팔겠다고 나설 주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지주가 배당 등 다양한 프리미엄을 통해 주주를 설득할 가능성도 있어 수급적인 측면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있지는 않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테마섹 블록딜 물량 중 일부를 주관사가 떠안아 조만간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하나지주 주가는 7.03% 급락한 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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