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한국 젊은이들의 인간愛

머니투데이 우메바야시 후지오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 | 2010.10.22 19:02
나는 지난 6월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부임해 왔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근무했던 적이 없기에 한국은 나의 첫 해외 근무지였다.

직접 한국에 오기 전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선 지리적으로 한국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 사람들의 얼굴도 패션 스타일도 비슷해 큰 차이점이 없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서 4개월여를 보내고 나니 많은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의 카메라 문화를 통해 느낀 바를 말하고자 한다. 한국인이나 일본인 모두 카메라를 좋아하는 것에는 서로 차이가 없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렌즈교환식 카메라 혹은 전문가 카메라로 불리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하지만 양국 소비자들이 카메라를 좋아하는 연령대에서는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는 취미로서 카메라를 사용하는 연령대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정년을 맞이하고 ‘선물로 받고 싶거나, 사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라는 물음에 DSLR 카메라라는 대답은 항상 상위에 들어갈 정도다. 정년 후 은퇴한 부부가 유명 여행지에서 풍경 사진을 찍는 모습은 각종 관광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젊은 층에서 최고급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관광지, 명소 등에서는 물론 길거리, 카페 등 거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커다란 DSLR 카메라를 지니고 사진을 촬영하는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한국 젊은이들은 모두 부자구나’라는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 젊은이들은 DSLR 카메라로 무엇을, 즉 어떤 피사체를 촬영하고자 하기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일까? 유심히 이들을 살펴본 결과 한국 젊은이들이 촬영하는 대부분의 사진은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을 촬영하는 인물 사진이었다는 답에 이를 수 있었다.


사실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바라보고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필수적이다.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 사진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정도다.

한 예로 아기를 찍은 대부분의 사진은 어떤 카메라로 찍었든지, 누가 찍었든지 예쁘게 나온다. 아기를 바라보는 촬영자의 애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연인이나 배우자, 친구 등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진정어린 마음을 갖고 피사체를 대하느냐에 따라 행복하게 보일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그냥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다. 촬영자의 마음이 그대로 결과물에 남는다는 것. 그것이 카메라만의 독특한 매력이기도 하다.

다시 생각해보면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DSLR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인물 사진을 촬영하는 것,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 대한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사진을 촬영하는 한국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저절로 흐뭇해지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은 벌써 30년 이상 카메라 제조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에게 정말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행복한 커플이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가 삼각대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이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곤 한다.

한국 젊은이들의 인간愛가 느껴지는 카메라 문화를 보면서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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