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십년 태광 '가신'…좀처럼 입 안열어"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 2010.10.21 07:52
로비 관련성 여부 수사 속도

검찰은 태광그룹의 비자금 의심 계좌에서 최근 수년간 현금이 수시로 인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의 사용처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20일 태광그룹의 자금 운용에 관련된 임직원들을 불러 돈의 흐름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최초에 조성한 비자금과 남아 있는 비자금 규모가 다르다. 그룹 핵심 인사들을 상대로 그 차액만큼이 어떻게 쓰였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금으로 인출된 비자금이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밀의 문 열리나=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검찰에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은 박명석(61) 대한화섬 사장은 태광의 ‘금고지기’로 불린다. 20년 이상 태광그룹의 재무 파트를 담당해 ‘돈줄’을 쥐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태광 관련 의혹을 폭로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박 사장이 이 여사로부터 무기명 채권을 받아 현금화하는 등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부산의 골프연습센터 대표 김영식(63)씨는 선대 회장 때부터 오너 일가의 자금을 관리했다고 한다. 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는 고려상호저축은행의 감사를 지냈다. 그룹의 2인자이자 이 회장의 최측근인 오용일 태광산업 대표이사(부회장) 등도 소환 대상이다. 하지만 검찰에 나온 전·현직 임원들은 대부분 비자금 조성과 차명 주식 보유 등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폐쇄적인 그룹 분위기 속에서 수십 년간 ‘가신’처럼 일한 분들이어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측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사실을 소명할 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한국도서보급을 인수하면서 아들 현준(16)군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국도서보급은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사용됐던 상품권을 발행하는 회사로 이 회장 부자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태광산업 소액주주인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등은 “태광그룹이 한국도서보급에 그룹의 우량주들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수사와 의혹 제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태광그룹은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에 변호를 의뢰했다.

  정선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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