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태광 '계열사 이용 비자금 조성' 단서 포착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배혜림 기자 | 2010.10.20 17:43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편법 증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호진(48) 태광그룹 회장 일가가 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이 회장이 대표를 지낸 그룹 핵심 계열사 대한화섬의 박명석 사장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박 사장의 진술에서 그룹 측이 계열사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 관리해온 사실을 뒷받침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의 최측근으로 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도맡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현재 검찰은 박 사장이 이 상무의 지시로 오너 일가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과 임직원 100여명 명의의 차명계좌 및 차명주식을 관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사장이 최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대한화섬 지분 16.74%를 이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도서보급에 팔아 이 회장 일가에 부당하게 이득을 넘겨주고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박 사장을 추가로 불러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비자금 조성 및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그룹 핵심 임원진들을 줄 소환해 의혹 전반을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의혹의 핵심인 이 회장 일가를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태광 수사와 별도로 진행 중인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한화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전날 압수수색한 태경화성 임직원들을 불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태경화성 2대주주로 김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가 그룹 비자금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는 "그룹 대주주의 한국도서보급 저가매입, 천안방송주식 헐값 매매,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의 동림관광개발 회원권 매입 경위 등을 조사해 달라"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국세청이 2007~2008년 태광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세금만 추징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당시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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