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플러스]외국인들은 알고 있었나?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10.10.20 14:58
"혹시 외국인들이 중국의 '깜짝' 금리인상을 미리 알았던 것은 아닐까?"

지난 이틀 동안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무섭게 매도공세를 펼쳤습니다. 지난 18일에는 하루 사이에 무려 1만2000계약을 팔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지난 1996년 지수선물 시장이 개장한 이후 외국인들이 하루 동안 1만 계약이상 매도한 날은 지난 18일을 포함해 딱 29일뿐입니다. 19일도 7000계약 이상 매도했습니다.

선물은 매도 포지션을 취했을 경우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납니다. 예를 들어 선물 245p에서 1계약 매도했는데 지수가 하락해 240p가 됐다면 5p만큼 수익이 나는 것입니다.

20일 선물시장은 장 초반 237.40p까지 떨어졌습니다. 간밤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뉴욕시장이 급락한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됐기 때문입니다.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던 외국인들이라면 큰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물은 반대 포지션을 사들이는 것을 통해 만기일 전이라도 얼마든지 이익실현이 가능합니다.

외국인들은 이날 장 초반 대량의 매도 물량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9시25분쯤부터 매도 규모를 줄였습니다. 11시쯤부터는 오히려 순매수로 전환, 2시52분 현재 1377계약 순매수 중입니다.

그간 쌓아왔던 매도물량의 이익실현을 위한 환매수가 외국인 매수세로 잡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규모 순매도를 하던 외국인들이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후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혹시 중국의 금리인상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교롭게도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를 한 후 중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뉴욕증시가 급락했다"며 "외국인의 매도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반대의견도 많습니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입니다. 선물 시장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것입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240선이 장 초반 일시적으로 무너진 후 빠르게 기술적 반등이 들어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시장보다 미리 조정을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자 저가 매수 주문이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여부 확인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결제약정 증감 추이 등을 통해 외국인들의 매도 포지션 변화를 추정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만 역시 추정에 불과합니다.

그렇더라도 외국인들은 이번 중국 금리인상을 전후해 큰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인들의 매도 타이밍 하나는 절묘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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