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오피스텔 경쟁률, '뻥튀기' 많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10.10.21 07:11

[부동산X파일]투기목적 명의도용 신청후 일부만 계약…건설사 광고 과신 금물

ⓒ윤장혁
# 올해 인기를 끌었던 A오피스텔에 청약했다 떨어진 현호씨(35)는 몇 달 째 중개업자의 전화를 받고 있다. 미계약분이 있으니 분양받으라는 것. 김씨는 "청약당시 수십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도 선착순 계약에 이어 잔여분을 분양한다는 걸보니 이상하다"고 말했다.

# 최근 서울 강남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한 한 건설사의 경우 경쟁률에 비해 계약률이 저조,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지나 상품이 좋은 데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아 건설사가 속앓이 중"이라며 "계약률이 80%를 넘었다고 광고하지만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에 실제 계약률이 낮은 '경쟁률 뻥튀기' 현상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려온 부동산의 대표적 투자 상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는 등 수요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올들어서도 강남과 용산 등 서울 주요지역에서 오피스텔 분양이 줄을 잇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같은 인기에 의구심마저 간다는 지적이다. 실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오피스텔들도 상당수의 미계약 물량이 남아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인기 오피스텔도 실제 계약률은 60% 안팎"이라며 "남은 물량은 회사 보유분, 특별분양 명목으로 알음알음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유는 전문 투자꾼들이 여러 사람 명의로 대거 신청해 당첨받은 후 투자가치가 높은 곳만 골라 계약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 인기에 분양권 전매 무제한, 중도금 무이자 조건 등 3박자가 갖춰져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사전분양 등을 통해 청약 경쟁률 높이기에 혈안이다.


S건설이 서울 강남에서 공급하는 오피스텔의 모델하우스를 열기전 샘플하우스를 만든데 이어 청라지구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추진하는 W건설도 모델하우스 개관 일주일 전부터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경쟁률이 높으면 미계약분을 팔 때도 광고효과가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발표하고 있는 경쟁률을 믿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오피스텔 전문 중개업자는 "오피스텔 투기세력은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계약포기로 이어진다"며 "입주시 분양권 물량이 쏟아지면 매매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는 시세차익을 기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 다음달 입주하는 화성 동탄 B오피스텔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최고 3.6대1이었지만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분양권이 출시되고 있다. 계약면적 69㎡의 고층 경우 분양가가 1억6370만원 선이지만 현재 1억5500만~1억6000만원에도 매물을 찾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업체들은 실수요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다음달 서울대입구역에서 M오피스텔을 분양하는 H사는 100만~500만원 선인 오피스텔 청약금을 분양가의 10%로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돼 분양권을 내던지는 상황이 벌어지면 장기적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도 손해"라며 "경쟁률을 높이기보다 끝까지 잔금을 납부하고 입주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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