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용지물 카드론 이자율 공시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0.10.20 09:35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이 신용카드 회사마다 약 12만명이나 됩니다. 그들이 이용하는 이자율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등급별로 공시를 제대로 하도록 강화돼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카드 공화국이다.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1인당 4.4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 카드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으로 대출받는 사람은 250만명, 카드 이용자의 10%에 달한다. 특히 올들어 카드론 신규 취급액이 매월 전년동기보다 40%씩 늘어나고 있다.

각자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이자가 비싼 카드론을 쓰고, 카드회사들도 수익성이 높은 카드론 마케팅에 목을 매고 있어, 쌓이는 카드론은 서민과 중산층을 빚의 함정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003년에 있었던 카드 대란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사채이자에 버금가는 카드론의 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카드론 금리는 연4.75~27.9%에 이른다. 회사별로는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이자율은 롯데카드가 연7.80~24.9%, 삼성카드 7.9~24.9%, 신한카드 7.6~26.9%, 하나SK카드 6.9~26.9%, 현대카드 8.50~27.50% 등이다.

은행계의 경우에는 KB가 7.50~27.90%로 상한이 가장 높았고, 전북은행이 4.75-27.50%로 하한이 가장 낮았다. 이밖에 SC제일은행이 10.50~17.70%로 상한이 가장 낮았고, 수협중앙회가 10.5~13.0%로 하한이 제일 높았다.


사실 금융 상품의 수수료율 등을 공시하는 곳은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만큼 신용카드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시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있으나마나한 공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한과 하한만 있고 신용등급별 금리는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나 금융감독당국이 이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미 금리인하 유도를 목적으로 금리 비교공시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4월부터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시로 금리인하를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좀 더 공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별로 세분화된 공시가 필요하다. 등급별이 힘들다면 4~5등급으로라도 세분화하여 회원들이 신용등급만 알면 부담해야할 이자율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해야 공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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