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개업소 "2년만에 주말에도 문열어요"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부산=전예진 기자, 대구=최종일 기자 | 2010.10.20 07:43

[숨통트인 지방 부동산시장]지방 5개광역시 아파트값 올들어 평균 5.3% 상승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선 중소형아파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주상복합 '두산위브더제니스'. ⓒ최종일 기자

"전셋값이 집값의 70∼80%까지 오른데다 물건을 구하기도 어려우니 중소형 매매로 돌아설 밖에요. 요즘 집사겠다는 손님이 늘어 2년여만에 주말에도 문을 열었습니다." (대구 달서구 A중개업소 사장)

 "유령도시라는 오명 벗어던진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올들어 입주율이 쑥쑥 오르더니 지금은 평균 90% 넘어섰어요. 아직 편의시설은 덜 갖춰졌지만 입주세대들이 불을 밝히니 밤에도 훤합니다." (부산 정관신도시 B중개업소 사장)

 지난 2∼3년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지방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부산·대구 등 일부 지역의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값이 오르는가하면 신규분양는 물론 미분양 시장에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도 지역에 따라, 집 크기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지만 공급과잉, 경기침체 등으로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던 지난 2∼3년과는 분명히 다른 국면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거래가 얼어붙은 수도권과도 대조적이다.

 20일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1∼9월 서울 등 수도권이 2.7% 떨어진 반면 부산·대구 등 지방 5개 광역시 아파트값은 평균 5.3% 올랐다. 6월 이후에는 줄곧 7%대의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올들어 10.6%나 뛰었다.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아파트값도 올들어 4.9% 상승했다.
↑울산 남구 번영로 일대 주상복합들이 현수막을 걸어놓고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장시복 기자

 신규분양시장도 청약 열기로 모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부산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는 1741가구 모집에 총 3326명이 청약, 평균 1.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59㎡의 경우 108가구 모집에 1327명이 몰려 3순위 경쟁률이 12대 1까지 치솟았다. 앞서 지난달 부산진구에서 선보인 '동일스위트'도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마감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7월 대구·경북자유경제구역에서 청약을 실시한 '이시아폴리스 더#1차'는 3개월만에 계약률 80%를 넘어섰다. 예상치 못했던 대구지역 분양 성공에 포스코건설은 내년 하반기로 잡았던 2차 분양시기를 앞당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신규분양뿐 아니라 그동안 좀처럼 줄지않던 미분양아파트도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9만7000여가구였던 지방 미분양주택은 7월말 7만8000여가구에서 8월말 7만5000여가구로 크게 줄었다.

 이처럼 지방 일부지역 주택시장에 훈풍이 부는 것은 '수급'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버블이 정점을 이뤘던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지방에서 신규아파트 공급이 거의 끊겼으며 이전에 공급된 물량은 대부분 중대형이어서 중소형 새아파트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것.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부산·대구 등 지방 일부 지역에선 수년째 전세로만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뛰어 매매가와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며 "전세 물건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기존 중소형 매수세와 분양주택 수요가 동시에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적체가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할인분양에 나선 것도 한 요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분양대행사) 사장은 "지방 부동산시장에 불씨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분양가가 비싸거나 중대형 물량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최근 손님이 몰린 지방 단지들은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거나 분양가를 4∼5년전 수준으로 낮춘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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