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주도 등돌려, 라응찬 퇴진 벼랑끝으로 몰려

머니투데이 오사카(일본)=신수영 기자, 정진우 기자 | 2010.10.14 18:55

신한지주 日 주주들 라회장-신상훈-이백순 동반 퇴진 결의문 채택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재일동포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14일 오사카 주주(퍼스트구락부 관서지역 주주) 회동에서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3인방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다. 불과 한 달전 라 회장이 나섰던 이른바 '나고야 청문회'만 해도 '이사회에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던 그들이다.

이들이 이렇게 나선 데는 소위 신한지주 사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조직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양용웅 재일한국인 본국투자협회장은 "이제까지 신한지주 재일교포 주주들 이렇게 자발적으로 움직인 적은 없었다"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스스로 행사장을 빌렸다. 지난 '나고야 청문회'와 달리 신한지주나 은행 측은 행사에 개입하지 않았다. 서로서로 초청하고 의견을 모아 자발적으로 130여명이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관동 지역(도쿄) 주주들은 오지 않았다. 그래도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관서 지역(오사카)은 신한은행의 모태가 되는 지역이다. 신한지주 지분 17%를 갖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의 70%가 이곳에 살고 이들의 지분율도 70%를 넘는다. 상징성으로나 지분율로나 이곳 주주들의 영향력은 크다.

또 이날 회동에는 도쿄의 정행남 사외이사와 나고야의 김휘묵 사외이사 등 4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참석했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 다음으로 존경받는 정환기 신한은행 공헌이사회 회장도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날 결의에 도쿄 주주들도 동의할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사카 주주들은 이번 결의문을 도쿄 지역 주주들에도 보내 의견을 통합한 뒤 다음 달로 예정된 신한지주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외이사는 "우리는 찬성 또는 반대가 아닌 주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결의문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며 "사외이사가 모두 의견을 모았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의문 채택으로 라 회장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통보에 검찰 조사 등으로 전방위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주주들은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주는 "이번 일(중징계 통보를 받은 것과 입장 발표 후 출국한 것)로 비난 여론이 있는데다 우리 퇴진 요구까지 더해졌다"며 "(조직을 위한다고 하지만)상당히 명분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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