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글로벌 환율 여건 변화"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0.10.14 11:0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 현수준에서 동결한 것은 금리인상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4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주요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가능성, 글로벌 환율 여건 변화, 유럽 국가 재정 문제 등이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앞다퉈 양적완화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띠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환율 하락은 수출 주도형 경제인 우리나라의 경제회복 속도를 둔화시키는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 물론 품질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달러 환산 가격이 소폭 올라가는 건 크게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환율 하락이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환율이 떨어질 경우 유동성 장세 속에서 글로벌 달러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월 4조5000억 원 상당의 외국 자금이 국내 증시에 순유입됐고, 10월 들어서 12일까지 8거래일간만 외국인은 2조6000억 원 상당을 순매입 했다.

주가는 오르고,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외국 자금을 계속 국내로 끌어들이는 유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환율 하락은 자금 유입을 부채질 하고, 자금 유입은 환율 하락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들 자금이 증시 상승세와 환율 하락세가 꺾이는 순간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간에 환율전쟁이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만 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약세-원화강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경기회복 속도 둔화조짐도 금리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실물경기가 선행-동행지수의 동반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고, 제조업 업황에 대한 체감지수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다. 9월 3.6%에 달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일시적인 배춧값 폭등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경기회복과 더불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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