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경영권 편법 상속 의혹' 태광산업 압수수색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최석환 기자 | 2010.10.13 16:23

(상보)태광그룹 긴급회의 열어 대책 마련 부심

검찰이 태광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편법 상속·증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13일 오전 8시쯤 수사관 20여명을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와 계열사 2곳에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태광그룹 이호진(48) 대표이사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저가에 발행하는 방식으로 아들 현준(16)군에게 넘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태광산업 소액주주 대표로 국내 최초의 집단소송을 이끌었던 서울인베스트는 이날 태광그룹의 편법 상속·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인베스트는 태광산업 주요 계열사 공시자료 분석 결과 태광산업이 티브로드 홀딩스와 티알엠, 티시스, 흥국증권 등 계열사 신주를 저가로 발행, 이 대표이사가 고의로 실권한 뒤 아들에게 제3자 배정 인수 방법으로 해당 기업의 지분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또 그룹이 태광산업의 자산을 다른 계열사로 몰래 이전, 4조∼5조원에 달하던 해당 기업 가치를 1조2000억원으로 깎아내린 개연성이 있고 태광산업이 계열사인 흥국화재 지분을 흥국생명에 넘기거나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이 골프장을 짓기도 전에 회원권을 매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산을 계열사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이 대표이사의 지분이 아들 현준군에게 넘어간 경위와 이 과정에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이 대표이사가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헐값에 넘기거나 내부자 거래로 오너 가족회사에 이익을 몰아줬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태광산업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태광 관계자는 "현재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태광그룹은 석유화학 전문회사인 태광산업과 케이블TV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티브로드 등 계열사 52개를 거느리고 있는 재계 40위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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